현직 소방서장이 소방방재청장에게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류충(50) 충북 음성소방서장은 6일 소방방재청·행정안전부 홈페이지에 '서민 중심 119 생활 민원 서비스를 경시하는 소방청장의 대국민 사기극을 비판한다'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류 서장은 글에서 ▲소방방재청 '화재와의 전쟁'은 통계 조작에 의한 대국민 사기극 ▲시민 중심 119 생활 민원 서비스를 경시하는 청장의 엘리트주의 ▲한나라당 실세의 '소방직 청장' 약속은 정치인의 립 서비스 ▲행정안전부를 떠나 진정한 국민의 어려움을 해결해줄 수 있는 '독립 소방청'을 추진해야 한다며 박연수(58) 소방방재청장을 비판했다.
그는 "화재와의 전쟁 정책이 너무 과잉 경쟁을 붙여 일선 서나 청에서 전체적으로 통계 조작에 가깝도록 지나치게 성과를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주요 시설에 스프링클러나 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하라는 지시는 내려오지만, 예산이 없어 소방관들이 직접 봉급에서 갹출하거나 장비 기부를 부탁하러 다녀야 한다는 댓글도 올라왔다. 류 서장 글 밑에는 '속이 후련하다', '존경한다'는 등 지지를 보내는 댓글이 대거 붙었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진급과 인사문제가 얽혀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 청장을 비롯해 역대 청장 자리에 소방 업무를 잘 모르는 행정직 공무원들이 '낙하산'으로 오다 보니 소방직 공무원들과 갈등이 뿌리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 청장은 성남고와 고려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기술고시 14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으며, 내무부와 행정자치부에서 주로 일하다 2009년 10월 소방방재청장으로 취임했다. 류 서장은 소방간부후보생 7기로 2009년 2월 음성소방서장에 부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