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28일 오후 11시(현지시각)쯤 탈레반 세력에 의한 폭탄 테러 사건이 일어나 18명이 사망하고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아프간 주둔 나토 국제안보지원군(ISAF)은 테러 직후 헬기 2대를 급파해 호텔 옥상에서 저항하는 테러범 3명을 사살하고 아프간 경찰과 함께 진압 작전을 벌여 6시간 만인 29일 오전 5시쯤 테러범을 모두 소탕했다. CNN은 현지 경찰의 말을 인용해 테러범 7명과 호텔 종업원 1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카불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1969년 글로벌 호텔 체인인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룹이 세웠지만, 1979년 소련의 아프간 침공 이후 호텔 그룹과 관계가 끊어지고 현재는 아프간 정부가 운영하고 있다. 인근에 경찰 및 정보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경계가 삼엄한 곳으로 서구 외교관과 정부 관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호텔이다.
탈레반 세력이 이 호텔을 타깃으로 삼은 이유는 지난 22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 주둔군 3만3000명을 내년 여름까지 철수하기로 결정한 것을 계기로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침 29일부터 미국과 아프간·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이 나토군 통제권을 아프간군으로 이전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는 콘퍼런스가 열릴 예정이었다.
자비울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은 이른바 평화협정 논의를 위해 호텔을 방문한 미국과 아프간·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을 처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테러가 벌어졌을 당시 공식회의는 없었으며 서방 외교관과 정부 관계자들은 모두 무사하다고 외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