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 당시 사용했던 침실.

지난달 미군에 사살당한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지하드(Jihad·성전)를 마치고 돌아올 때마다 부인과 함께 침실에 들어가 몇날 며칠을 함께 보내며 스트레스를 풀었으며, 빈 라덴의 첫째 부인 나즈와(Najwa)는 결혼 생활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잠자리에 있을 때(The sleeping time)"라고 말했다.

나즈와 빈 라덴은 자신의 자서전 출간을 위해 미국의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장 새송(Jean Sasson)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17세 때 빈 라덴과 결혼해 그의 첫 번째 부인이 된 뒤 10명의 자녀를 낳았지만, 9·11 테러 직전에 이혼했다.

새송은 "나즈와가 '가장 좋았던 시간'에 대한 물음에 '잠자리에 있을 때'라고 답했다"며 "이것은 진짜로 잠자는(sleep) 행위가 아니라, 빈 라덴이 그녀에게 완전히 집중하는 시간을 가리킨 것"이라고 말했다.

나즈와의 아들 오마르는 "내가 어렸을 때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온 아버지가 엄마를 데리고 한번 침실에 들어가면 수일간 침실 밖으로 나오지 않곤 했다"고 말했다.

빈 라덴은 미 해군 특수부대에 사살될 당시 파키스탄의 은신처에서 세 명의 부인들과 함께 지내고 있었으며, 미군은 현장에서 정력 증강 성분의 약초를 발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언론들은 이런 내용을 전하며 빈 라덴에게 '호색한(sex machine)'이라는 별칭까지 붙였다.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아내 중 하나인 아말 아미드 압둘 파타.

하지만 새송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도 이랴드에서 발기부전 전문 클리닉이 개원했을 때 이곳으로 향하는 자동차들이 장사진을 이뤘던 점을 기억한다면, 이런 일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더욱이 빈 라덴에게는 세 명의 아내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아랍권에서는 네 명의 아내를 둔 80세 노인이 부부 관계를 '하루 두 번밖에' 갖지 못한다며 우려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또 빈 라덴은 위험 상황에 대비해 엽기적인 ‘사막 가족 여행’도 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94년 이후 테러리스트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자 부인 및 어린 자녀들을 물도 없이 사막으로 내몰아 ‘생존 훈련’을 시켰다는 것.

새송은 “나즈와의 삶은 힘들었지만, 한번 말문이 터지자 자신의 삶을 회고하는 것이 즐거운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또 나즈와는 이런 일들에도 불구하고 ‘빈 라덴이 제정신이 아니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9.11테러와 알-카에다의 실체를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