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굽기의 과학
맛있는 생선구이의 핵심은 '어떻게 해야 생선을 촉촉하면서 퍽퍽하지 않게 굽는가'이다. 생선살을 형성하는 섬유 단백질은 쇠고기나 돼지고기 등 '육고기'보다 여리다. 고기가 섭씨 60도에서 응고돼 수분을 잃기 시작하는 반면, 생선살은 섭씨 50도에서 응고를 시작해 섭씨 60도면 건조해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생선은 내부 온도가 섭씨 55~60도가 되도록 익히는 게 가장 맛있다. 겉 부분은 불투명하게 익되 중심부는 아직 투명한 기운이 남아 있다면 대략 이상적인 온도임을 알 수 있다.
▨생선회의 과학
흔히 펄떡펄떡 뛰는 생선으로 만든 회가 맛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한국인은 회를 먹을 때 일반적으로 쫄깃하고 탱탱하게 씹히는 육질의 탄력을 즐긴다. 생선을 잡으면 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콜라겐이 약해지면서 고유의 단단함이 떨어지지만 근육의 수축으로 인해 전체적인 단단함은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생선은 잡고 나서 5시간 전후에 단단함이 최대치가 된다. 따라서 갓 잡은 활어회보다는 몇 시간 숙성시켜야 더 쫄깃하다. 더구나 맛을 좌우하는 아미노산은 생선이 죽은 다음 점차 증가하므로 숙성시켰다가 먹는 회가 훨씬 더 감칠맛이 날 수밖에 없다.
입력 2011.06.02.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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