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경남 진주시에서 열린 '논개제(論介祭)'에서 어린이들에게 '왜장(倭將) 인형'을 안고 뛰어내리는 '논개순국체험'을 하게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뛰어내리는 어린이들의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올해 10회째를 맞은 ‘진주 논개제’는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진주성 일대에서 열렸다. 논개제는 1593년 6월에 있었던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진주성이 왜적에게 함락되자, 왜장을 촉석루 아래 의암바위로 유혹한 뒤 왜장을 껴안고 남강에 투신한 논개의 정신을 기리는 축제다. 임진왜란 당시 왜적은 1592년 10월 진주성 전투에서 크게 패하자 이듬해 다시 진주성으로 쳐들어왔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논개순국체험’은 이틀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촉석루 앞 광장에서 진행됐다. 이 행사는 2007년부터 논개제의 체험행사 중 하나가 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틀 동안 600여명의 어린이가 2m 높이의 인공 의암바위에 올라가 왜장 인형을 안고 높이 1m 이상인 푸른색 에어 매트에 뛰어내렸다.
네티즌들은 어린이들이 '자살체험'을 하는 행사여서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안중근이 손가락 잘라 혈서를 쓰거나, 민영환이 자결하는 장면을 재연하는 일은 없다. 논개가 물에 뛰어드는 장면은 재연할 만한가요?"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대 법대 조국 교수는 트위터에 "논개의 충절을 기리는 것, 좋다. 그런데 '논개재현극'을 통하여 여자 어린이에게 무엇을 가르치려 한 것일까? 국가를 위해 목숨을 버리라고 어릴 때부터 가르치려는 것인가? 시민으로서, 부모로서 도저히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축제 주최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최태문 논개제 집행위원장은 “한 네티즌이 편집한 사진을 올렸다. 뛰어내리는 어린이들 모습만 본 네티즌들이 오해를 하고 있다”면서 “뛰어내린 높이는 실제로 1m도 되지 않는다. 다친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이 자발적으로 체험 행사에 참여했다. 반응도 좋았다”면서 “논개의 충절을 체험하기 위해 만든 행사가 이렇게 비판받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논개순국체험’ 폐지 여부에 대해 묻자, 그는 “내년에 새로 구성되는 집행위원회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