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클라크 단편전집(전 4권 중 1,2권 출간)

아서 C. 클라크 지음|심봉주 옮김|황금가지
각권 1만3000원

"모든 기술이 극도로 발전되면 마술과 구별하기 어렵다."

SF계의 3대 거장 중 한 명이자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작가인 아서 클라크(1917~2008)의 말이다. '아이, 로봇'의 아이작 아시모프(1920~1992)가 인문적 교양을 바탕으로 대중적 SF를 개척했고 로버트 하인라인(1907~1988)이 암울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SF에 반영했다면, 클라크는 방대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이 장르의 지평을 연 인물. 최근에는 세계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나 인간성 탐구에 몰두하는 후배 작가들을 더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추세지만 엄격한 과학적 사실과 지식에 바탕을 둔 작품으로 이 장르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과학소설의 모범이자 전범으로 불린다.

이번에 먼저 나온 두 권 등 총 네 권으로 예정된 클라크 단편전집에는 그의 데뷔연도였던 1937년부터 1999년까지의 104편이 수록되어 있다. 1권(1937~1950)과 2권(1950~1953)에는 MP3와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예견한 단편(바다에 이르는 길), 나치의 V2로켓 개발과 독일의 발터 도른베르거 장군을 모델로 한 작품(과학의 패배),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원작이 된 초기작(파수병) 등이 포함됐다.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padding: 0 5px 0 0;"><a href= http://www.yes24.com/24/goods/3323000?CategoryNumber=001001017001007001&pid=10671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chosun.com/books/200811/buy_0528.gif width=60 height=20 border=0></a></span><a href=http://www.yes24.com/home/openinside/viewer0.asp?code=332300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chosun.com/books/200811/pre_0528.gif width=60 height=20 border=0></a><

이번 전집에는 '과학 실증주의자'로 알려진 클라크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지울 수 있는 작품들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단편 '육식 동물'은 어느 날 변종 식물을 키우게 된 남자가 이 식물을 이용해 살인을 계획하는 작품. 변종 식물이 점차 육식에 탐을 내고 이를 통해 살인 계획에 이르는 장면은 SF가 아니라 심지어 스릴러를 연상시킨다. 또 '더 이상 아침은 없다'라는 단편에서 보여주는 블랙코미디의 성격도 흥미롭다. 태양의 폭파를 예견한 외계 생명체가 지구에 그 해결책을 미리 알려주려 하지만 냉전(冷戰)에 과학을 이용하는 인류는 구원받을 자격이 없다고 믿는 술 취한 과학자. 그는 심지어 필름이 끊겨 그 해결책도 기억해 내지 못한다.

좋은 장르소설은 처음에는 그 장르의 독자들에게 칭송받는 것으로 끝나지만 결국에는 대중적 스토리텔링을 즐기는 모든 사람에게 퍼져 나간다. 클라크는 그 모범 사례의 기원 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