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협회가 구당측을 의심하는 또 다른 근거 중 하나가 노 전 대통령에게서 나온 7㎝짜리 침이 한의사들은 사용하는 사이즈(6㎝)와 다르다는 것이다. 구당측은 "우리가 7㎝ 침을 쓰는 건 맞지만 그게 증거는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방에서 망라하는 침의 종류는 흔히 '구침(九鍼)'으로 분류된다. 길이는 촌(寸)으로 표기된다. 촌은 척(尺·30.3㎝)의 10분의 1, 즉 3.03㎝이다. 촌의 10분의 1이 푼(分)으로, 지금의 도량형에 따르면 0.303㎝에 해당한다.

한의학 교과서에 나오는 다양한 침의 모습.

한방 분류에 따르면 구침은 순서별로 참침(金+약은 토끼 참 鍼·1촌6푼·흔히 말하는 죽은 피를 뽑음), 원침(員鍼·1촌6푼·피부를 문지름), 시침(金+是 鍼·3촌반·경맥을 눌러 마사지함), 봉침(鋒鍼·1촌6푼·끝이 삼각형으로 죽은 피를 뽑음)이 있다. 또 피침(金+皮 鍼·4촌·칼처럼 생겨 고름을 자를 때 씀), 원리침(員利鍼·1촌6푼·깊이 찌를 때 씀), 호침(毫鍼·3촌6푼), 장침(長鍼·7촌), 대침(大鍼·4촌·몸속의 물을 뽑는 데 씀)이 있는데 문제는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호침에서 생긴다.

'뜸사랑'은 7㎝ 호침만 쓰고 한의사들은 6㎝ 호침(두께 0.25㎜)만 쓰느냐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안병수 약침학회 부회장은 "나도 다섯 종류의 침을 쓰지만 핵심은 침의 종류가 아니라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느냐의 여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