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로 쓰러진 신영록(24·제주)을 치료해온 제주한라병원측은 19일 "신영록이 세미 코마(semi coma), 즉 반 혼수 내지는 수면상태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열흘 만에 서서히 의식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 환자 가족이나 제주 구단은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됐다.

김상훈 제주한라병원 대외협력처장은 "수면상태, 혼수상태를 코마(coma)라고 하는데, 신영록은 세미 코마 단계다. 잠에서 반 정도 깼다고 보면 된다. 의학적으로 아직 완전히 의식을 찾은 상태가 아니다"면서 "말소리에 눈을 감았다 뜨고 눈물도 흘렸다고 하지만 절박한 심정의 가족들 입장에서는 미묘한 변화에 크게 기뻐하고 동요할 수 있다. 엄연히 아직 완전히 의식을 찾은 게 아닌 만큼 신중하게 다가설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김 처장은 이어 "여러모로 긍정적이지만 의학적으로는 딱 부러지게 완전히 회복한다, 안 한다고 말해줄 수 없다"면서 "합병증이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에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병원측의 이날 브리핑 내용도 비슷했다. 병원측은 '신영록의 뇌 활동은 현재 수면상태와 유사하다. 통증자극이나 불빛을 비추면 반응을 하고 몸도 약간씩 움직일 수 있으나 의식이 완전히 되돌아 온 것은 아니다. 뇌파검사상 간질파는 완전히 사라졌으나 정상적인 각성상태에서 나오는 뇌파는 아직 회복되고 있지 않다. 수면상태에서 보이는 느린 뇌파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폐렴에 대한 치료 때문에 인공호흡기의 사용이 길어질 것으로 보여 기관지절개술을 했다. 기관지 삽관상태가 지속되면 기관지연화증이 일어나 회복된 후에도 후유증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측 폐에 발생한 흡입성 폐렴은 항생제 사용 및 흉수의 배출로 많이 호전된 상태다. 아직 간헐적인 발열이 있으나 염증은 줄어들고 있다. 전해질의 불균형은 완전히 조정되어서 현재는 정상상태다'고 했다.

제주 관계자는 "18일 밤 신영록이 소리를 듣고 손가락과 발가락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어머니 목소리를 듣고 눈물까지 흘렸다"고 전했다. 병원 의료진들은 신영록이 의식을 회복하는 초기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진은 지난 8일 대구던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진 신영록에게 저체온 수면안정치료를 해오다 14일 오전부터 정상 체온으로 끌어올려 회복을 기다려왔다.

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