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Hawking·70·사진) 박사는 15일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천국이나 사후(死後) 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은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동화(fairy story)'일 뿐"이라고 말했다.

호킹 박사는 사람의 뇌를 부속품이 고장 나면 작동을 멈추는 컴퓨터에 비유하면서 "고장 난 컴퓨터에는 천국이나 사후 세계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뇌가 깜빡한 이후엔 천국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호킹 박사의 언급은 신(神)의 존재를 부정해 2010년 출간되자마자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저서 '위대한 설계(The Grand Design)'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또 한 차례의 논란이 예상된다. '위대한 설계'는 "우주는 중력의 법칙과 양자이론에 따라 무(無)에서 만들어진 것이며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나 신의 개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담아 종교계의 논쟁을 불러일으켰었다.

호킹 박사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살아 있는 동안) 위대한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삶을 잘 활용해 이 세상에서 잠재력을 실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1세 때부터 몸속의 운동신경이 파괴되는 루게릭병을 앓아온 그는 "지난 49년 동안 죽음이 찾아올 가능성과 함께 살았지만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서둘러 죽으려 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호킹 박사는 16일 런던에서 열리는 '구글 시대정신 연례회의'에 참석, '우리는 왜 여기에 있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