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완주, 허종호 기자] 염동균(28, 전북 현대)에게 이번 시즌은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이라고 할 수 있다. 페널티킥(PK) 상황에서 벌써 2번이나 선방했을 뿐 만 아니라, 12경기에 나와 10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8년 국가대표팀에 처음 선발됐을 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전북 현대는 K리그는 물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까지 포함해 7연승으로 최고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 상승세의 시발점은 염동균의 손에서 나왔다.
염동균은 지난달 16일 광주 FC와 경기서 전반 초반 PK를 막아냈다. 만약 그 시점에 골을 허용했다면 전북의 승리는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염동균의 선방으로 6-1의 대승을 거뒀고, 이후 전북은 탄탄대로에 올랐다.
지난 11일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전북 숙소서 만난 염동균은 광주전과 인천전에서 나온 PK 선방에 대해 "PK 선방이라는 것이 운이 따를수도 있고, 키커와 심리적인 싸움에서 이긴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집중력 싸움이 아닐까 싶다"며 그 비결을 설명했다.
염동균의 PK 선방은 당시 두 경기 대승의 원동력이 됐다. 모두 승부처에서 나온 선방이었다. 광주전에서 PK를 허용했다면 전북은 0-1로 추격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었고, 인천전에서는 3-2로 쫓김과 동시에 분위기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염동균의 선방은 분위기를 단 번에 전북으로 돌렸다. 그 덕분에 6-1(광주전)과 6-2(인천전) 대승이 나올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염동균은 "이상하게 PK를 내줄 때가 중요한 승부처였다. 심판에게 어필하면서 흥분을 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상황일수록 오히려 냉정함을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PK가 선언됐을 때는 키커와 심리적인 싸움을 하며 냉정함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과 함께 운도 많이 따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북으로 이적을 한 염동균. 처음에 그가 왔을 때 전북팬들은 상무에 입대한 권순태의 빈 자리를 잠시 메울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에는 그런 생각을 접었다. 염동균은 완전한 '전북맨'이 됐다. 12경기 10실점. 권순태의 활약 이상이었다.
염동균은 "전북에 오면서 ACL과 K리그 우승하는 데 도움이 되자고 생각했다. 아직 0점대 실점률인데, 그 정도를 해야지 우리가 우승으로 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프로 10년차다. 그런데 이제서야 축구가 재밌다는 걸 느꼈다. 축구에 대해 잘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서 좋은 모습을 보일수록 국가대표팀에 욕심이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 2008년에 처음 국가대표팀에 합류했지만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열심히 하자는 생각만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제는 다르다. 골키퍼로서 능력은 잘 막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전술적인 면이라든지 상대 선수들의 움직임에 따른 수비의 변화 등 골키퍼에 필요한 여러 가지들을 알게 됐다.
염동균은 "전북에 오면서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렇지만 대표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지금 대표팀 선수들과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노력을 하는 만큼 경쟁력은 생길 것이다"며 "그 외에도 전북에 오면서 선수들과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전북이 상당히 공격적이다 보니 역습 상황이 매우 많다. 그래서 수비들을 항상 집중 시켜 놓아야 한다. 소통의 중요성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염동균은 최근 훈련과 경기 모두가 즐겁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아직 순위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프로에 와서 처음으로 1위를 해보고 있다. 그리고 7연승의 기쁨도 알게 됐다. 모든 것이 처음이다. 마치 초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운동화를 신고 운동장으로 가는 것이 재밌다고 한다. 축구를 즐길 줄 알게 된 염동균. 그의 전성기는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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