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인기 가요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나가수)에 대한 '일본인들의 댓글 반응'으로 알려졌던 인터넷 게시물이 국내 네티즌이 지어낸 가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오후 10시쯤 국내의 한 해외 인터넷게시판 전문 번역사이트에는 '나는 가수다 일본 반응'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서 일본 네티즌들은 프로그램에 참가한 가수들에 대해 "카리스마가 굉장하다", "소름 돋았다", "우리나라(일본)엔 왜 이런 가수가 없느냐" 등 칭찬 일색으로 반응했다.
이를 본 일부 언론들은 12일 오전부터 해당 글을 베껴 ‘나가수 일본에서도 인기’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 게재하기 시작했다. 일부 기사는 일본어로 번역돼 서비스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한 한류 관련 카페 회원이 해당 글에 기재된 아이디와 순서가 과거 국내에 소개됐던 '박지성에 대한 일본 네티즌의 반응'과 똑같다는 점을 발견, 조작 의혹을 제기했고, 원문을 처음 게재했던 번역사이트 역시 해당 글이 조작이라고 판단해 이날 오후 해당 게시물을 내렸다. 번역사이트 관계자는 "해당 글의 신빙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판단해 글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글을 기초로 작성된 국내 언론 기사들은 12일 오후 5시 현재 대부분 그대로 인터넷에 걸려 있는 상태다.
한편 일본어로까지 번역 보도된 해당 기사를 읽은 일본 네티즌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문제의 기사를 올려놓고 “처음 들어봤다”, “나가수 자체가 일본의 ‘스타탄생’이란 프로를 베낀 것 아니냐”, “한국이 일본을 너무 신경 쓰네” 등의 냉소적인 답글을 올리고 있다.
원문의 조작 사실은 일본에까지 전해지지 않은 상태지만, 조작 가능성을 눈치 챈 댓글도 있었다. ‘NMpLB+9H’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카리스마 넘친다’ 같은 말투, 일본인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 게시판을 본 국내 네티즌들도 “대형 언론사가 검증도 안하고 기사를 쓰느냐”, “창피하다” 등의 댓글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