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범수. 사진제공=MBC

'승부수는 통했지만….'

가수 김범수가 파격 변신을 선보였다. 김범수는 지난 8일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는 가수다)에서 유영진의 '그대의 향기'를 불렀다. 깔끔한 정장 차림을 즐겨입던 김범수는 가죽 조끼에 가죽 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평소와는 180도 다른 모습에 청중평가단의 환호성이 터졌다.

창법도 '확' 바뀌었다. 불필요한 기교보다는 감정 표현에 중점을 뒀던 김범수는 화려한 테크닉을 선보였다. "발성, 호흡 등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주겠다"라고 공언했던 그대로였다.

승부수는 통했다. 사전선호도조사에서 7위를 차지했던 김범수는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하지만 김범수가 지난 3월 27일 방송분에서 이소라의 '제발'을 부르며 전했던 '진심'은 느껴지지 않았다. 헤어진 여인에게 "어떻게든 다시 돌아올 순 없겠냐"고 호소했던 김범수는 "나 노래 잘하지?", "나 멋있지?"를 연신 외치고 있는 듯 했다. 음악을 통해 누구보다 큰 감동을 안겨줬던 김범수는 어느새 청중평가단의 표를 얻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반면 김연우 BMK 임재범 등 새롭게 합류한 가수들은 '눈치 없이' 하던대로만 했다. 김연우는 자신의 스타일대로 차분한 발라드곡을 소화했고, BMK는 변진섭의 '그대 내게 다시'를 대중들에겐 다소 생소한 재즈곡으로 편곡해 불렀다.

임재범은 대형 북을 동원하는 등 파격적인 무대를 꾸몄지만 김범수와 달리 청중평가단을 의식하지 않았다. "음악은 즐기는 것이다.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견해를 밝힌 임재범은 다소 난해한 무대를 선보였다. 록 마니아 등 음악 팬들에겐 더없이 훌륭한 무대였으나, 일부 청중평가단을 비롯한 예능 프로그램 시청자들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임재범은 4위, 김연우는 6위, BMK는 7위에 머물렀다.

임재범이 비교적 높은 순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특유의 보이스 컬러와 카리스마, 아내에 얽힌 인생 역정 스토리 때문이었다.

한 가요 관계자는 "가수들이 탈락에 대한 부담이 크다보니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 '나는 가수다'는 가창력 경연 대회가 아닌, 가수들이 자신의 음악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투표와 순위에 너무 얽매이게 되면 앞으로 출연할 다른 가수들의 부담도 커지게 된다"고 전했다.

한편 '나는 가수다'는 8일 방송의 투표 결과와 오는 22일 방송되는 두번째 경연 무대의 투표 결과를 합산해 탈락자 1인을 선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