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아동 100명 중 3명 가까이 자폐증을 앓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폐증은 대인과의 접촉을 꺼리며, 원망이나 고뇌 따위를 마음속에 간직한 채 자기만의 세계에 사는 신경발달의 장애를 뜻한다.
예일대 의대 김영신 교수팀은 의학 학술지 ‘미국 소아과 저널’을 통해 한국 아동의 자폐증 유병률(有病率·인구 중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2.64%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국 아동 자폐증 유병률은 미국이나 유럽의 1%의 두 배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김 교수팀은 한국 고양시에 거주하는 7~12세 아동 5만5000명을 대상으로 일일이 부모 조사와 아동 직접 평가를 거쳤다. 그 결과 특수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자폐증 유병률은 0.75%였고, 일반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유병률은 1.89%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자폐증 유병률은 학교생활기록이나 진료기록을 토대로 집계했다. 한국에서 자폐증 발병률을 직접 연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한국 부모 중 상당수가 자녀의 자폐증 증상을 모르고 있다”면서 “하루 12시간 이상 학교수업을 받는 한국의 교육제도가 자폐증 진단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정형화된 한국의 교육환경에서는 조용하고 성적이 좋은 학생들의 경우, 자폐증세가 있어도 진단을 받지 못할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어 “이번 연구결과 나타난 자폐증 유병률이 확실하다면, 자폐증을 앓는 아이들의 수는 (실제보다) 낮게 추정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