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에서 발견된 ‘십자가 사망사건’을 최초로 발견한 전직 목사 주모(53)씨는 7일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http://jayou.ne.kr/)에 ‘자살순서를 기록한 내용에 대하여’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십자가에 못 박힌 채로 숨져있는 택시운전사 김모(58)씨가 며칠 묵은 것으로 추정되는 텐트에서 십자가를 만들기 위한 도면과 각종 목공·연장 및 어떻게 죽을 것인가의 순서를 적은 메모 등이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주씨는 숨진 김씨가 직접 적은 것으로 보이는 메모와 십자가의 도면 등 사진을 사이트에 올리면서 그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나름대로 추정했다.
메모를 근거로 그는 김씨가 새벽 시간인 4시에 텐트에 불을 켜고 일어나 직접 발과 무릎을 묶고 자신을 채찍질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김씨가 채찍으로 자신의 성기를 39차례나 내리쳤다고 추측했다. 메모에 ‘X 채찍으로 39번’이라는 글이 있다는 것이 근거다. 그는 경찰조사에도 이 같이 진술했다고 밝혔다.
주씨는 성(性), 사랑과 섹스에 대해 “이 죄의식의 고뇌를 가져본 자는 성기를 채찍으로 때리며 죽어가야하는 이 사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서른아홉 번이라는 회수는 예수께서 사십에 감한 하나의 채찍을 군병들에 등에 맞았을 때의 회수를 따라 한 것 같다”고 썼다. 여기서 뒷부분은 문법적으로 정확하지 않은 문장이다.
또 메모에 적힌 ‘손 구멍 팔굽걸고 손 박고’라는 문구를 근거로 “양 손목이 닿을 만한 부분에 압박붕대를 감고 미리 박아둔 못에 (드릴 등으로)뚫은 손등의 구멍을 박았다”고 추측했다. 손이 닿을 만한 위치에 귀가 없는 못을 나무에 박고 다음 구멍 낸 손등을 끼웠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처음 상황을 목격할 때에는 어려서부터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온 예수의 십자상의 죽음이라는 이미지가 단숨에 들어왔다”며 “처음 수많은 의혹과 함께 모골이 송연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진과 그 사람과 나눈 대화는 정리되면 밝혀 볼 생각”이라고도 했다.
앞서 주씨는 지난 5일과 6일 두 차례에 걸쳐 이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주씨는 6일 ‘나도 알고 싶다. 그 사람에 대하여’란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경찰조사를 받다가 죽은 사람이 내가 운영하는 사이트의 회원임을 알게 됐다”면서 “그는 2008년 4월18일에 가입을 하였고 2011년 1월31일에 최종 접속했다”고 썼다.
주씨는 숨진 김씨와의 만남도 떠올렸다. 그는 “2008년 가을쯤인가 한번 방문을 하겠다고 전화가 와서 오라고 해서 왔다”면서 “(김씨와) 조금 특이한 대화를 나는 것이 기억이 난다. 그래서 대화를 중단하고 화제를 돌려 그 주제에서 벗어났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눈 것에 대해서는 그 사람과 그 영혼이 정죄당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대화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주씨는 이 사이트에서 시해선(屍解仙)이란 아이디를 쓴다. 그는 그 뜻을 “시체가 그 죽음에서 해방돼 신선이 된다는 뜻으로 도교적 신선의 의미와는 상관이 없고 개인적으로 의미를 둬 사용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주씨는 경찰조사에서 “숨진 김씨는 광(狂)적인 종교관을 가지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