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런 플레처(27·맨유)가 마침내 복귀했다. 바르셀로나와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둔 맨유에게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플레처는 5일(이하 한국시각) 샬케04와의 4강 2차전에서 후반 28분 폴 스콜스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3월 6일 리버풀전 이후 두달만의 출전이다. 당초 감기 몸살로 판명되었지만, 쉽게 회복되지 않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속을 태웠다.
플레처는 맨유에선 없어서는 안될 선수다. 오언 하그리브스의 장기 부상으로 맨유에 남아있는 유일한 파이터 스타일의 수비형 미드필더다. 플레처는 엄청난 기동력과 악착같은 수비력으로 맨유의 살림꾼 역할을 했다. 독일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한 구자철은 팀플레이에 능한 플레처를 롤모델로 꼽았다. 플레처의 가치는 2009년 바르셀로나와의 결승전에서 잘 나타났다.
플레처는 바르셀로나와의 결승전에 결장했다. 아스널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세스크 파브레가스에게 범한 파울로 레드카드를 받았기 때문. 퍼거슨 감독은 플레처 대신 라이언 긱스, 안데르손, 마이클 캐릭으로 중원을 구성했지만, 바르셀로나의 패싱게임에 농락당했다. 플레처처럼 몸싸움도 불사하는 투쟁적인 플레이가 아쉬웠다. 결국 맨유는 바르셀로나에게 0대2로 완패했다.
플레처의 복귀는 맨유에게 우승 희망을 더해줬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엘클라시코 4연전이 힌트다. 조제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기동력과 수비력이 좋은 페페를 중앙 미드필더로 올리며 재미를 봤다. 페페는 퇴장 전까지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플레처는 페페 못지않은 기동력과 투쟁심을 지녔다. 플레처가 중앙에서 상대 미드필드진과 싸워준다면 캐릭의 폭도 넓어진다. 플레처의 복귀는 맨유에게 바르셀로나와 허리싸움을 할 수 있는 무기를 더해준 셈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