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 해군 특수부대(네이비 실)에 사살당하는 순간, 그의 옆에서는 12살짜리 딸이 이 장면을 고스란히 지켜보고 있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파키스탄 정보국(ISI)을 인용해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3일(현지시각) "파키스탄 정보국이 빈 라덴의 은신처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미 해군특수부대원들이 1일 새벽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있는 저택 3층 침실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순간 그 자리에 있던 빈 라덴의 12살짜리 딸이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당시 빈 라덴은 왼쪽 눈에 총을 맞고 쓰러진 뒤 가슴에 또다시 두 발의 확인 사살을 당했다.
작전 당시 저택에는 17~18명이 머물고 있었으며, 이들 가운데 생존자들은 현재 파키스탄 정보 당국에 의해 조사를 받고 있다. 파키스탄 정보 관계자는 "빈 라덴 부인과 딸 8명을 포함해 빈 라덴 가족 10명을 구금해 조사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이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도 미국으로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 뒤 "파키스탄 국내법에 따라 이들의 원래 국가로 돌려보내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가 말한 '원래의 국가'가 빈 라덴의 고향인 사우디아라비아인지 그가 한동안 머물렀던 다른 중동 국가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은 당초 빈 라덴의 은신처에 대한 기습 작전을 벌여 빈 라덴을 생포 또는 사살하고 그의 가족들은 체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작전 시작 단계에서 빈 라덴의 은신처로 접근하던 헬기 가운데 한 대가 알카에다의 유탄 발사기에 저격당해 추락하는 바람에 포로 수송 수단을 잃으면서, 가족 체포 계획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과 파키스탄은 이번 빈 라덴 제거 작전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다.
파키스탄의 한 당국자는 “미국이 우리 영토 안에서 우리 정부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이번 일을 벌였다”며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고, 이에 맞서 미국은 파키스탄에 특사를 파견, “파키스탄 당국에 대한 미국 의회의 인내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