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사살당한 오사마 빈 라덴의 시신은 아프가니스탄으로 옮겨진 뒤 바다에 수장(水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행정부 한 고위 관리는 2일 "무슬림인 빈 라덴의 시신을 이슬람 전통에 맞는 절차를 거쳐 바다에 수장했다"고 밝혔다. 수장한 정확한 위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북아라비아해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의 한 소식통은 ABC 방송에 "빈 라덴의 시신을 수장한 것은 그를 땅에 묻을 경우 테러리스트의 성지(聖地)가 되거나 시신을 탈취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신을 받겠다고 나선 국가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슬람 전통에 따르면 무슬림의 시신은 동료 신도들이 깨끗이 씻긴 후 최대한 빨리 매장해야 한다. 시신 처리는 사망 시점으로부터 시작해 '첫 기도 시간' 전에 이뤄져야 한다. 부검 등의 이유로 매장이 늦어지더라도 사후 24시간 내에 묻는 게 일반적이다. 시신은 깨끗한 흰색 시트로 싼 뒤 간단한 장례 의식을 거친다.

이슬람교는 시신의 화장(火葬)은 금하지만 바다에서 죽었거나 훗날 사체가 '파헤쳐질' 위험이 있을 경우에 한해 수장은 허용한다. 하지만 수니파 무슬림의 최고 종교기관 격인 이집트 알아즈하르 사원측은 "수장은 이슬람교에 반(反)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