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프 과르디올라 FC바르셀로나 감독은 24일 오사수나와 리그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24·아르헨티나)를 벤치에 앉혔다. 28일 열리는 레알 마드리드와 UEFA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대비한 포석이었다.

1―0으로 앞섰지만 생각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자 과르디올라는 후반 12분 메시를 그라운드로 내보냈다. 30분 후 메시는 오른발로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다. 그의 시즌 50번째 골이었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24일 오사수나와 리그 홈 경기에서 시즌 50호 골을 터뜨리며 스페인 한 시즌 최다 골의 주인공이 됐다. 메시는 헝가리의 전설적인 공격수 푸스카스가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1959~1960시즌 기록한 49골을 넘어섰다.

메시는 이 골로 헝가리의 전설적인 공격수 푸스카스가 1959~1960시즌 기록한 49골을 넘어서며 스페인 축구 한 시즌 최다 골의 주인공이 됐다. 바르셀로나의 홈 구장 캄프 누는 메시의 기록 수립을 축하하는 함성으로 가득 찼고 관중석에 있던 팀 동료 헤라르드 피케는 연인인 팝스타 샤키라의 열렬한 키스 공세를 받았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쐐기골로 오사수나를 2대0으로 꺾고 레알 마드리드에 승점 8점을 앞서며 리그 선두(28승4무1패·승점 88)를 지켰다.

메시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31골, FA컵과 수퍼컵에서 10골, 챔피언스리그에서 9골을 기록하고 있다. 정규리그가 아직 5경기 남았고 챔피언스리그를 최소 2경기, 최대 3경기까지 치를 수 있어 게르트 뮐러(독일)가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고 1972~1973시즌 세운 독일 한 시즌 최다 골 기록(55골)도 충분히 넘길 전망이다. 잉글랜드의 경우 딕시 딘이 1927~1928시즌에 기록한 67골이 한 시즌 최다 골이다.

스페인 축구사를 다시 쓴 메시는 '인간 승리'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그는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입단한 열세 살 때 성장 호르몬 이상으로 키가 141㎝에 불과해 '벼룩'으로 불렸다. 바르셀로나 구단이 그의 치료를 맡았고 메시는 힘든 치료 과정을 이겨내며 지금의 키(169㎝)로 성장했다. 그는 종종 "축구는 키로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한다.

메시는 2007년 바르셀로나와 헤타페의 FA컵 경기에서 55m를 단독 돌파해 수비수 5명을 제치고 골을 꽂아 넣으며 '마라도나의 재림'이란 환호를 받았다. 2009년 팀의 '트레블(정규리그·FA컵·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메시는 2009·2010 FIFA 올해의 선수를 잇달아 수상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 한국전에선 수비수 5명을 달고 다니며 국내 팬들로부터 '5인승 승합차'란 별명을 얻었다.

'세계 축구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그에게 레알 마드리드와 챔피언스리그 4강전(28일 1차전, 5월 4일 2차전)은 자신의 명성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무대다. '메시 봉쇄'에 일가견이 있는 주제 무리뉴 감독을 넘어서는 것이 선결 과제다. 메시는 무리뉴가 지휘봉을 잡은 첼시(4경기)와 인터밀란(3경기), 레알 마드리드(3경기)전에서 그동안 페널티킥 1골에 그쳤다. 지난 21일 FA컵 결승에서 결승골을 뽑아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 대결에서도 자존심 회복을 해야 한다.

메시는 지난 17일 레알 마드리드 원정 경기에서 종료 직전 왼쪽 측면을 향해 달리다 터치라인 쪽으로 강하게 공을 때렸다. 공은 레알 마드리드 홈 관중을 강타했고 이후 메시는 레알 마드리드 팬의 '공공의 적'이 됐다.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은 레알 마드리드의 홈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