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해설위원. 스포츠조선 DB

"피하고 싶은 선발 투수죠."

두산이 우완 홍상삼(21)과 노경은(27), 내야수 윤석민(26)을 한화와의 주말 3연전에 데리고 왔다.

이들 가운데 특히 시선을 끈 선수는 홍상삼. 지난 2009년 선발 9승으로 신인왕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던 선수다. 홍상삼은 올시즌 개막을 2군에서 출발했다. 2군 4경기에 출전해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13.50으로 적잖이 아쉬움을 보였다.

그래도 김경문 두산 감독은 라몬 라미레즈의 퇴출로 선발 한 자리가 비어있는 터라 테스트라도 해볼 참이었다. 한화와 두산의 주말 경기 해설을 맡은 양상문 MBC 해설위원이 홍상삼의 1군 복귀 소식을 듣고 바짝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저같은 입장에서는 정말 피하고 싶은 투수인데…"라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해설위원이 특정 선수를 왜 두려워할까? 이유는 명확했다.

"홍상삼 발음이 정말 안돼요. 홍샹삼이 되기도, 홍삼상이 되기도 하고…." 경상도 사투리 억양이 강한 양 해설위원 입장에서는 방송 중계 중에 홍상삼의 이름을 부르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양 해설위원은 "보통 선발 투수로 나오면 80번 정도는 선수 이름을 거명해야 하는데 홍상삼이 출전할 경우 너무 힘들다"면서 "도저히 발음이 안되면 저 선수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 22일 우천으로 주말 3연전 가운데 한 경기가 취소되면서 홍상삼의 출전이 미뤄지는가 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24일 경기에 당초 예정됐던 니퍼트 대신 홍상삼을 선발로 올렸다.

양 해설위원은 더욱 긴장했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