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오후 3시 47분 우주왕복선 엔데버호가 마지막 우주여행을 떠나는 미 항공우주국(NASA)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 온 미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월 괴한의 총탄에 머리를 관통당하는 중상을 입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난 가브리엘 기퍼즈(41) 연방 하원의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녀의 남편이자 엔데버호 선장인 마크 켈리(47)가 우주로 출정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부인 미셸과 두 딸 샤샤·말리아와 함께 참석해 이들 부부를 응원한다.

가브리엘 기퍼즈 의원(사진 왼쪽)과 기퍼즈 의원 남편 켈리 엔데버호 선장.

당초 켈리는 이 비행을 포기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월 8일 기퍼즈 의원이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한 뒤 한달간 휴가를 내고 아내의 곁을 지켰다. 지난 1월 25일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 때 특별 게스트 초청도 정중히 거절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힘든 사투를 벌이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볼 때면 최소 2주일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하는 비행 임무가 너무 길게 느껴졌다"고 해 미국인들을 감동시켰다.

하지만 지난 2월 초 켈리는 우주비행 복귀를 어렵게 결정했다. 1992년 5월 첫 비행을 시작한 엔데버호의 마지막 임무가 걸려 있는 상황에서 개인적 사유만 앞세울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아내의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던 점도 고려했다. 켈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개비(기퍼즈 의원의 애칭)도 내 임무 완수를 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퍼즈 의원은 사고 전까지 의회에서 우주·항공 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우주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퍼즈 의원이 남편의 출정을 현장에서 볼 수 있을 만큼 상태가 호전될지 여부는 불투명했다. 그러나 의료진은 최근 이에 대해 긍정적인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퍼즈 의원은 20일 휴스턴병원에서 "오바마 대통령도 오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끝내주네요(awesome!)"라는 반응을 보였을 정도로 일정 수준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라고 그의 참모진이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유인 우주선 발사 장면 참관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1969년의 리처드 닉슨, 1998년의 빌 클린턴에 이어 세 번째다. 하지만 미 언론들은 "오바마는 NASA에서 그리 환영받는 인물은 아니다"고 했다. 그가 예산을 대폭 삭감해 NASA가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접게 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