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무관 타격코치가 홍성흔에게 타격 지도를 하는 장면. 스포츠조선DB

"담배를 10년 넘게 끊었던 분이 어제 담배를 피시더라니까요."

롯데 양승호 감독이 20일 경기가 끝난 뒤 긴급 저녁식사 회동을 가졌다. 김무관 타격코치와 조성환 이대호 홍성흔이 회동에 참석. 타격부진으로 가장 마음 고생이 심한 이들을 불러 스트레스를 풀자는 자리였다.

양 감독은 혹시 팀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물었다. 주장인 홍성흔은 "아무 문제 없습니다. 우리가 못하는 겁니다. 잘하고 싶은데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고.

김무관 타격코치는 술은 입에 대지도 못하고 담배는 10년 넘게 끊었는데 이날 두가지를 다 했다. 양 감독은 "이대호가 김 코치님께 '한잔 하시면 내일 홈런 칠게요'하자 바로 마셨다. 그러더니 나한테 담배 한개비만 달라고 하시고는 담배를 피시더라"고 했다. 김 코치가 그만큼 타자들의 부진에 스트레스가 엄청났다는 얘기다.

양 감독은 21일 경기전 "최근 경기들을 보면 주자를 3루에 놓고 점수를 못낸게 17번 정도 된다. 그것도 중심타선에서 그런 찬스가 많이 걸렸는데 점수를 내지 못했다"며 "중심에서 못해주다보니 다른 타자들에게도 심리적인 부담이 커지게 됐다"며 중심타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양 감독은 21일 한화전서도 타순을 조정했다. 3번을 치던 조성환을 7번으로 내리고 대신 손아섭을 지명-3번타자로 기용했다. "조성환이 부담을 버리고 편안하게 치라고 조정했다. 김주찬도 9번으로 넣었는데 잘 안맞다보니 너무 급하게 타격을 한다"고 했다.

롯데의 극심한 타격부진이 끝나는 날은 언제일까. 그동안 고통받는 이들이 너무 많은 롯데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