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KIA 윤석민(23)이 드디어 웃었다.
윤석민은 지난 20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등판해 6회까지 7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시즌 첫 승을 따냈다. 4경기만의 첫 승이었으니 윤석민은 부담을 씻어내고 모처럼 활짝 웃었다. 단순히 승리만 올린게 아니었다. 새로운 깨달음도 얻었다.
그는 경기후 "오늘은 (포수) 상훈히형의 볼배합에 한번도 고개를 흔들리 않고 던졌다. 직구와 슬라이더를 위주로 던졌고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 더 잘 던질 것 같다는 자신감을 가졌다"고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윤석민은 직구와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 간간히 체인지업과 포크볼성 싱커를 던지기는 했지만 위기에서는 직구와 슬라이더로 상대를 요리했다. 7안타 가운데 대부분이 직구보다는 변화구를 던지다 맞았다. 상대가 변화구를 노리고 들어왔다.
그는 직구구속이 무려 151km까지 나왔다. 매년 이 정도의 최고 구속을 찍는다. 그런데도 그는 직구보다는 변화구 구사율이 높았다. 못던지는 변화구가 없는데다 올해는 포크볼성 싱커까지 장착했다. 갑작스러운 구위저하와 실투가 변화구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 역시 "잘 들어가는 변화구를 썩힐 수도 없어 많이 던졌던 것 같다"고 인정했다.
이날 삼성타자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상대팀들의 윤석민 공략을 보면 주로 변화구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볼 수 있다. 윤석민의 몸쪽과 바깥쪽으로 꽉찬 직구는 손대기가 힘든 볼이다. 최고 구속이 150km대를 넘나들고 볼끝의 움직임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대신 변화구에 타이밍을 맞추었고 실제로 공략을 당했다. 변화구는 실투가 나오면 장타로 연결된다.
윤석민은 "그동안 볼배합에 문제가 있었다"고 실토하고 직구 비중을 좀 더 높이겠다는 의향을 나타냈다. 물론 상대타자들도 다시 공략법을 바꾸겠지만 윤석민이 직구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는 점이 또 하나의 수확이라고 볼 수 있다. 조범현 감독도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고 희망했다. 깨달은 윤석민이 승수사냥을 이어갈지 새삼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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