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김유리가 19일 음독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모델 활동 당시 김유리의 모습. 사진=김유리 미니홈피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원룸에서 모델 김유리(22)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김유리의 사망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유리는 17일 오전 친구에게 '잠이 안 와 신경안정제를 먹고 자려고 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약물 과다 복용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허벅지가 남자 발목 굵기 정도밖에 안 되고 골반이 드러나 보일 정도로 말라 있었다"고 말했다.
 
사망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김유리가 2007년 미니홈피에 남긴 글이 시선을 끌고 있다. 김유리는 모델로서의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김유리는 "'키 커서 좋겠다', '멋있다'고 하지만 너희가 밥 한 공기 먹을 때 우린 밥 반 공기 먹으면서 오후 6시 이후론 물도 입에 대지 않았어. 너희가 레스토랑 가서 스테이크 썰고 있을 때 우린 웨이터한테 다이어트 식단을 추천받았고, 너희가 간식 먹으며 공부할 때 우린 운동장 뛰고 줄넘기하며 미친 듯이 땀 흘렸어. 너희가 말로만 살 빼야 한다고 난리 칠 때 우린 줄자로 몸을 다 재면서 스트레스받아야 했고, 너희가 잡지 보면서 웃을 때 우린 그 포즈 하나 잡기 위해 100컷 이상의 사진을 찍었어. 너희가 미니스커트에 스니커즈 신고 뛰어다닐 때 우린 9cm 하이힐 신고 수도 없이 걸었고, 너희가 네가 무슨 살 빼느냐고 날씬하다고 눈치 줄 때도 우린 겉으론 미소 짓지만 1mm의 살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라는 글을 올렸다.
 
김유리는 또 "몸매가 날씬하게 타고난 모델들도 있지만, 모델 대부분은 노력으로 몸매를 만든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모델이 되면 다 CF 찍고 패션쇼 서고 그러는 줄 아니? 대한민국은 모델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작아서 탑이 되지 않는 이상 매스컴에 이름 불리기도 쉽지 않아. 모델이 한 디자이너의 쇼에 서기 위해 얼마나 많은 수모와 고통과 몇명의 경쟁자들을 뚫고 올라서야 하는지, 탑이 되지 못해 울면서 모델계를 떠나 홈쇼핑과 쇼핑몰, 백화점 모델로 빠진 애들이 몇인지 아느냐고"고 적었다.
 
김유리는 지난 16일 오전 2시 미니홈피에 "아무리 생각해 봐도 백 번을 넘게 생각해 보아도 세상엔 나 혼자뿐이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김유리는 2007년 슈퍼모델 선발대회로 데뷔해 전문 모델로 활동해 왔다.

[자살, 자기살해인가 아니면 자유죽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