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오는 7월 1일부터 고속철도의 운행 속도를 시속 300km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고 인민일보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열차 운행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운영비용 등은 줄이기 위해서다.
성광조 중국 철도국 부장(장관급)은 "고속철이 지금까지는 최대 시속 350km까지 달렸지만 7월부터는 시속 300km를 넘지 않을 것"이라며 "일반 도시들을 연결하는 철도의 운행 속도도 시속 200~250km로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 부장은 이번 조치로 고속철의 운행 안정성이 높아질 뿐더러 에너지를 아끼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티켓 가격도 다변화돼 승객 수도 늘어날 것으로 봤다.
가령 최고 시속 350km로 운행하는 우한~광저우 고속철의 티켓 가격은 460위안(7만8000원 상당)으로 일반 열차의 3배 수준이다. 또 이 열차의 에너지 소모는 200km로 운행되는 고속철의 두 배에 달한다.
중국 정부는 고속철 산업에 많은 자금을 투자해 왔다. 시속 380km로 운행하는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에는 330억 달러(36조원 상당)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앞으로 고속철 건설 예산은 감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FT는 전했다. FT는 이어 이번 결정이 중국이 그동안 야심차게 추진해 온 고속철 산업을 진지하게 재검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속철 산업을 주도한 류즈쥔 전 철도부 부장은 현재 정경유착 '고속철 게이트'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성 부장은 지난달 그가 낙마한 뒤 새로 자리에 올랐으며, 부임하자마자 철도부 내 부정부패 척결을 선포했다.
입력 2011.04.1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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