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남부 타바스코주(州)의 아야파 마을에는 지구상에서 단 두 사람만 사용하는 '아야파네코어(語)'라는 희귀 언어가 있다. 이 언어의 '원어민'은 마을에 사는 마뉴엘 세고비아(75)와 이시드로 벨라스케스(69)씨. 두 사람의 자연 수명이 끝나면 사멸하고 말 이 언어가 두 사람의 사이가 나빠 더 빨리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 보도했다. 500m쯤 떨어져서 사는 두 사람은 서로 만나는 것을 꺼리고 대화도 나누지 않기 때문이다.
세고비아씨의 아내와 아들이 아야파네코어를 조금 알아들을 뿐 말은 거의 하지 못한다. 그는 "내가 어렸을 때는 (주변의) 모든 사람이 이 말을 썼다"며 "점차 말하는 사람들이 줄어 이제 내가 죽으면 함께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벨라스케스씨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는다.
아야파네코는 스페인식 명칭이고 세고비아씨는 자신의 언어 명칭이 '누움테 우테(Nuumte Oote)'라고 했다. '진실한 목소리'란 뜻이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비유적 표현이 풍부한 것이 이 언어의 특징이다. 예를 들어 '콜로-골로-네이'를 번역하면 '칠면조마냥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다'란 뜻이다.
스페인 통치 시절에도 살아남았던 이 언어는 멕시코가 20세기 중반 스페인어 교육을 전국에 확대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1970년대부터 마을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며 사용자는 더 빨리 줄었다. 이 말을 사용하는 마지막 생존자인 두 사람의 문법도 조금 다르다. 이 점도 이 둘의 사이를 소원하게 만들었다. 인디애나대 언어인류학자로서 아야파네코어 사전 편찬작업을 하고 있는 대니얼 수슬락은 "올해 말쯤 출간될 예정인 아야파네코 사전도 두 가지 버전으로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국립토속어연구기관은 세고비아씨와 벨라스케스씨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이 언어를 전수하려 했지만 지원금도 부족하고 관심도 적어 결국 포기했다.
유네스코(UNESCO)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6000개 정도의 구어(口語)가 있다. 금세기 말까지 이 중 절반 정도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언어학자들은 사용자가 10만명 이하로 떨어지면 멸종 위기 언어로 분류한다. 멕시코엔 68개의 토속어와 여기서 파생된 방언이 364개 정도 남아 있다.
입력 2011.04.15.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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