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군의 미래’라고 일컬어지는 거대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HMS Queen Elizabeth)’의 건조 과정이 지난 7일 BBC를 통해 공개됐다. 하늘에서 바라본 신형 항공모함 건조 모습은 6만5000톤급 거대한 ‘레고 블록’이 조립되는 것을 보는 느낌을 줬다.
영국 해군의 '자존심'으로 군림할 이 항공모함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한국에서 건조될 기회도 있었다. 그러나 "자국 내 일자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에 따라 스코틀랜드 등 6개 영국 조선소에서 선박 부품을 나눠 건조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신형 항모는 활주로 길이 280m에 6만5000톤급 규모로 영국 역사상 최대 항공모함이다. 총 1500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시속 25노트에 이른다.
건조 비용이 50억 파운드(한화 약 8조9000억원)에 이르는 이 거대한 선박 건조를 위해 영국 전역에서 1만명의 노동자가 동원됐고, 최대 2만5000명이 항공모함에 도입·배치될 록히드 마틴의 최첨단 전투기 F―35를 위한 선박 부품을 만드는 데 연계돼 있다.
“퀸 엘리자베스호 건조는 영국 해군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일 뿐더러, (2012년 런던) 올림픽 다음으로 많은 건축비가 드는 사업”이라고 항모연합(ACA) 컨소시엄에서 항공모함 건조 감독을 맡은 데이비드 다운스(Downs)는 말했다.
6개 조선소에서 조립된 선박 건조물들은 중국 상하이에서 건너온 93m 높이의 크레인에 의해 옮겨져 스코틀랜드 로지스(Rosyth) 조선소에서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을 거친다. 450개의 조립식 객실과 150개의 샤워룸이 삽입되는 과정 등은 '조립식 가구'를 만드는 과정과도 같다고 BBC는 표현했다.
영국은 노후화된 경항공모함 ‘아크 로얄’을 처분하고, 2016년 건조 완료 후 2020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신형 퀸 엘리자베스호를 건조하고 있다. 영국은 이 신형 항공모함을 통해 영국의 군사 작전 반경이 크게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