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줌(Xoom·사진)'은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북미가전쇼(CES 2011)에서 '올해의 제품'으로 선정됐다. 강력한 동영상 촬영·재생 능력, 태블릿PC 전용 운영체제(구글 허니콤)가 제공하는 화려한 그래픽, 시원스러운 화면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는 찬사를 받았다.
줌을 며칠간 써봤다. 미국 언론이 극찬한 장점은 역시 대단했다. 10.1인치 화면은 보기에 시원했다. 16대10 비율의 화면은 영화 보기에 딱 좋았다. 고해상도 동영상도 끊기지 않고 부드럽게 재생했다.
허니콤 운영체제는 쓰면 쓸수록 편해졌다. 사용자가 손 볼 것이 거의 없는 아이패드의 iOS 운영체제와 달리 허니콤은 사용자 취향대로 이것저것 꾸며볼 수 있다. 특히 자주 쓰는 프로그램을 바탕화면에 띄워놓을 수 있는 점이 편리했다. 이것저것 설정을 마음대로 바꿔봤다. 그러고 나니 바탕화면만 척 훑어봐도 날씨, 이메일, 소셜네트워크 소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줌을 '최고의 태블릿PC'라고 부르기엔 2% 부족했다. 일단 무거웠다. 줌의 무게는 730g이다. 두께도 12.9㎜로 아이패드2보다 4㎜가 두껍다. 디자인도 마음에 걸렸다.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하는 아이패드2와 달리 줌은 어딘지 모르게 투박해 보였다.
가격도 만만찮다. 줌은 국내에서 와이파이(무선랜)와 이동통신망(3G) 겸용 모델만 출시된다. 이 모델의 미국 판매가는 799달러(약 87만2000원). 애플 아이패드2의 와이파이 기본형은 이보다 300달러 싼 499달러(약 54만5000원)다. 국내 판매가가 미국과 비슷하다면 '대박'을 노리긴 쉽지 않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