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역사적인 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했을 때 착륙 지점에서 그를 반겨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가가린이 1961년 4월 12일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우주비행에 성공한 지 50주년을 맞아 출간된 책 ‘세상을 바꾼 108분’에 나온 대목이다.

러시아 언론인 안톤 페르부신이 쓴 이 책에 따르면 당시 소련 과학자들은 가가린이 1시간48분 동안 고도 약 301㎞ 상공에서 지구를 한 바퀴 비행한 이후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400㎞ 떨어진 곳에 착륙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가가린은 당초 예상했던 지점에서 약 805㎞ 떨어진 지점에 착륙했다. 과학자들이 착륙 지점을 400㎞나 잘못 계산하는 실수를 했다는 것이다.

당시 소련은 가가린의 우주비행 성공을 1957년 10월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이어 우주 대결에서 미국을 또다시 이긴 사례로 적극 홍보했다. 국영신문 프라우다는 호외를 발행했고 공산당 기관지였던 이즈베스티야는 ‘세계를 뒤흔든 108분’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이 책은 당시 착륙 지점엔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가가린을 기다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가가린은 지구로 돌아오자마자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리기 위해 통신수단을 찾아다녀야 했다고 전했다.

또 가가린이 우주선 캡슐을 탄 상태로 지구에 착륙했다고 소련이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그가 대기권에 진입한 이후 캡슐에서 나와 낙하산을 타고 착륙했다고 이 책은 전했다. 우주선을 탄 채 착륙하지 않아 혹시라도 가가린의 우주비행이 공식 세계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소련이 착륙 방법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