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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기사의 큰 매력 중 하나는 기사 뿐만 아니라 기사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댓글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톡톡 튀는 각종 댓글들은 화제를 몰고 다니는데, 이번에는 ‘댓글시인’이 화제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댓글시인의 주옥같은 댓글을 보라”는 글이 잇따랐다. 그 주인공은 ‘제페토’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

제페토는 작년 9월19일부터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기사에 댓글을 달 때마다 자신의 생각을 시로 표현했다. 그의 첫 ‘댓글시’는 사망사고 기사에 붙었다. 당시 기사는 울산의 한 아파트 정화조 배관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3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내용이었고 댓글 제목은 ‘비극 멈춰야지’였다.

지난 26일에는 영국에서 입맞춤을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웃집에 총기를 난사한 90대 할머니에 대한 보도에 5행으로 된 짧은 시를 남겼다.

노년을 아프게 하는 것은/ 새벽 뜬 눈으로 지새우게 하는/ 관절염이 아니라/ 어쩌면,/ 미처 늙지 못한 마음이리라

제페토는 서울 동물원의 고릴라 ‘고리롱’이 숨졌을 때, 폭설 속에서 3일 만에 구출한 한우에 대한 기사에도 댓글시를 선보였다.

댓글시인의 등장에 네티즌들은 “새로운 문학 장르의 개척을 축하한다”며 “이렇게 감동적인 댓글은 처음봤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껌종이에 시를 쓰던 우리 시인들이 생각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