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광민 기자]미국프로야구(MLB)에서 약물 의혹은 홈런타자들에게 따라 다니는 의문점처럼 되어버렸다.
그러나 통산 589홈런을 친 짐 토미(41, 미네소타 트윈스)는 완전히 자유롭다. '홈런왕'배리 본즈는 재판을 진행중이며,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등 90년대 최고 홈런타자들이 약물 의혹 리스트에 올라갔지만 토미의 이름은 없었다.
토미는 지난 1991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올해로 21년을 맞는다. 통산 2392경기에 출장해 2할7푼8리의 타율에 2216안타 589홈런 1624타점을 기록한 왼손 강타자다. 특히 클리블랜드에서 12년을 뛰며 그는 2002년 홈런을 무려 52개나 쳤다. 40홈런 이상 기록한 시즌도 6차례나 된다.
그의 홈런 비결은 무엇일까. OSEN은 지난 5일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미네소트 스프링캠프지에서 토미를 만났다. "당신은 약물 의혹에서 깨끗한 타자다. 홈런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내가 약물 유혹을 뿌리친 건 간단하다. 난 약물에 대해서 믿지 않았다. 그리고 열심히 운동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록 지금 나이를 많이 먹었지만 난 여전히 건강하다. 비결은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 밖에 없다"고 말한 뒤 "난 항상 내가 하는 스타일대로 규칙적인 시간에 운동을 하고, 휴식을 취한다. 운동에 방해되는 것은 하지 않는다. 경기 전 네가 인터뷰 요청을 했을 때에도 경기 후에 하자고 했던 건 경기를 준비하는 내 사이클대로 움직이기 위함이었다. 혹시 기분이 나빴다면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했다.
토미는 지난 겨울 여러 팀들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뛰었던 미네소타와 1년 30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미네소타는 256타석밖에 들어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5홈런을 기록한 토미의 실력을 여전히 높이 평가했고, 토미는 미네소타 팀과 어린 선수들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팀원들이 좋았다.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를 항상 생각한다"면서 "내 유일한 목표는 은퇴 전까지 월드시리즈 반지를 끼는 것이다. 이 팀에서 하고 싶다"고 말했다. 토미는 아직까지 우승 반지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내가 최대한 빨리 우승 반지를 낄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홈런타자' 토미 배트에는 특이한 점이 있다. 배트 끝 부분을 반창고와 붕대로 칭칭 감았다. 이유가 있었다. 토미는 "1996년에 오른손이 부러졌다. 이후로 항상 이렇게 감는다.
토미는 통산 1루 수비율이 9할9푼4리에 달할 정도로 뛰어난 1루수였다. 그러나 지금은 나이가 들어 지명타자로 출장한다. 이날 탬파베이전에서도 지명타자로 출장한 토미는 경기 중간중간마다 어디론가 사라졌다. 자신의 타석이 가까워 오면 클럽하우스 뒤쪽에 설치된 배팅 머신에서 타격 연습을 하다 곧장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난 지명타자이기 때문에 수비를 하지 않는다. 경기 감각과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오래 전부터 꾸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팀 동료 마이클 커다이어가 준 'Don't be Denied"라는 문구가 들어간 빨간색 반팔 티셔츠를 유니폼 속에 껴입고 경기에 출장한 토미는 "큰 의미는 없다. 승리에 대한 열망을 표시한 것이다. 그러나 내게 도움이 된다"면서 "600홈런이 얼마 안 남았지만 내게 홈런보다 더 중요한 것은 팀이 승리하는 것이다. 승리를 추구하다 보면 부수적인 것들은 따라 온다"며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에 대한 강한 열망을 다시 한번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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