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 PD는 MBC 예능의 간판으로 통하는 연출가다. 예능계의 스타PD란 개념을 도입하면서 예능PD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특히 '쌀집아저씨'란 별명으로 시청자에게 더욱 유명한 김영희 PD는 1990년대 '양심냉장고' 열풍을 일으키며 전국민에게 감동과 웃음을 선사했다. 당시 최고 인기를 누렸던 '일요일일요일밤에-이경규가 간다. 숨은 양심을 찾아서'란 코너는 '양심냉장고'란 이름으로 불리며 국민들의 자발적인 교통 질서 지키기란 행동까지 이끌어낼 정도로 신드롬이었다. 예능 프로그램이란 단순히 웃고 떠드는 것이라는 방송 프레임을 깨고 공익적 예능이란 신개념을 만들어낸 입지전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이후 공익성을 더욱 강화시킨 '느낌표'에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눈을 떠요' 등의 코너를 통해 다시 한번 국민적 관심을 이끌었다.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는 국민적 독서 바람과 함께 도서시장 규모를 키우는 역할을 했다. 또 '느낌표 선정 도서'는 무조건 베스트셀러 1위라는 법칙이 생겨날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기도 했다. '눈을 떠요'는 시각장애인에게 각막이식수술을 받도록 도와주면서 장기이식 참여 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부정적이었던 장기이식 문화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일대 전환점이 됐다. 이 외에도 '칭찬합시다' '21세기 위원회' 등 착한 예능이란 컨셉트로 대한민국 방송 문화를 이끌었다.
지난 2005년 MBC 예능국장에 오르며 현장을 떠났으나 최근 MBC 주말 간판 프로그램인 '일요일일요일밤에'가 시청률 부진에 시달리자 일선으로 복귀를 선언했다.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하면서 예능의 최전선으로 돌아온 후 '일요일일요일밤에'란 간판을 '우리들의 일밤'으로 바꿔달고 '나는 가수다' '신입사원'이란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MBC 예능 부활을 위한 몸짓을 시작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