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살짜리 남자아이가 천국을 보고 왔다고?

미국 네브래스카 주의 임페리얼에 사는 한 개신교 복음주의 목사의 아들 콜튼 버포(Burpo)이 봤다는 천국을 쓴 책 '천국은 진짜다(Heaven Is For Real)'이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개신교 목사의 네 살짜리 아이가 ‘겪었다’는 천국에 대한 이 책을 다분히 종교적 배경을 지닌 ‘순수하지’ 못한 책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의 페이퍼백(paperback) 비(非)소설 분야에서 현재 미국 내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진짜냐 가짜냐, 의도가 과연 순수하냐 아니냐를 일단 제쳐놓더라도, 163쪽짜리인 이 책은 애초 4만 권을 찍었지만, 주로 구전(口傳)으로 소문이 나면서 지금까지 22쇄를 거듭해 150만권이 인쇄됐다. 흔한 저자 순회 서명 이벤트도 하지 않았다. 물론 저자 자신이 전혀 유명인사도 아니다. 이 책은 대형서점 반스앤 노블은 물론, 대형유통업체 월마트, 교회 등지에서 다량으로 구입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보도된 얘기는 이렇다.

콜튼은 네살 때 맹장염으로 급히 응급수술을 받았다. 깨어난 뒤에 그가 한 얘기가 이 책의 줄거리다. “죽어서 천국에 갔는데, 거기서 증조부도 만나고 성경에 나오는 삼손, 세례요한, 예수를 만났다”는 것이다. 콜튼은 이제 11세. 그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예수의 눈은 푸른바닷빛이었고 반짝거렸다.

출처=뉴욕타임스

2003년 갑작스럽게 수술을 해야 했던 아들의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에, 콜튼의 부모는 이를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콜튼은 천국에서 자기의 누나를 닮은, 짙은 머리를 지닌 여동생을 만났다고 말했다. 콜튼의 엄마는 유산을 한 적이 있지만, 이 얘기를 그때까지 네 살짜리 콜튼에게 말한 적이 없었고, 부모는 “아들이 이 사실을 알 길은 전혀 없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콜튼은 엄마에게 “뱃속에서 아기가 죽은 적이 있죠?‘라고 물었다는 것이다. 또 그때까지 한 번도 그림으로도 본 적이 없는 예수의 피묻은 손바닥 모습을 고통스럽게 묘사했다.

부모는 온라인 상의 댓글에서 “돈이나 벌자고 이 책을 낸 것”이라는 비판도 듣는다. 그러나 아버지는 인세(印稅)의 상당 부분을 자선단체에 낼 예정이고, 일부는 집을 고치는 데 쓰려고 한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콜튼은 이제 피아노와 트럼펫 불기를 좋아하는 소년이 됐다. 그리스 신화 읽기에 빠졌고, 크리스찬 록 음악과 네브라스카 풋볼팀을 좋아한다. 그는 뉴욕타임스에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상처로부터 치유받게 된다면 그걸로 행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