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부경찰서는 14일 오전 인천 중구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가정불화 등을 비관해 뛰어내린 여고생을 아래에서 대기하던 학교 친구가 팔로 기적적으로 받아 구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14일 오전 5시 30분쯤 인천 남구의 한 고등학교 2년생 성모(17)양은 같은 유도부 친구 김모(17)양으로부터 "하늘에서 지켜보겠다. 운동 열심히 하라"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전화를 걸어도 김양이 받지 않자 성양은 또다른 친구 최모(17)양과 함께 김양의 집인 인천 중구 항동7가의 한 아파트로 향했다.
오전 6시 14분쯤 김양의 아파트에 도착한 여고생들은 아파트 12층 옥상 난간 바깥쪽에서 김양이 뛰어내리려고 하는 것을 발견하고 친구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김양은 난간을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몸을 건물 아래로 던졌고, 성양은 건물 아래로 달려가 떨어지는 친구를 두 팔로 받았다.
인근 종합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투신한 김양은 팔·다리가 모두 부러졌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성양은 오른쪽 팔 다리를 삐어 부목을 대고 있는 상태라고 병원은 전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은 "투신한 학생과 받은 학생 모두 의식이 있는 상태로 멀쩡해 보였다"며 "병원에 가자고 하니 학생들이 '괜찮다'고 해 설득 끝에 병원에 보냈다. 다행이고 신기한 일"이라고 말했다.
경찰조사에서 김양의 언니와 친구들은 "(김양이) 평소 다른 또래보다 극심하게 사춘기를 앓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김양이 다니고 있는 학교측은 "학생이 평소 집안 식구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며 "이를 비관해 투신한 것 같다"고 전했다.
입력 2011.03.16.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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