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49일' 배수빈. 사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제가 '49일'에 가장 먼저 캐스팅됐대요. 그런데 이번에도 시청률이 잘 나와야 할 텐데 부담되네요."

SBS '49일' 배수빈-남규리. 사진제공=SBS

방송가에는 '시청률 보증수표'로 불리는 배우들이 있다. 그 중 배수빈의 성적은 가히 눈부시다. 배수빈도 드라마 성적을 묻는 말에 "지금까지 출연했던 작품 중 시청률 20% 이하였던 게 거의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배수빈의 출연작을 살펴보면 대다수가 화제작이다. 드라마 '해신' '주몽' '바람의 화원' '찬란한 유산' '천사의 유혹' '동이' 등 '배수빈 출연=흥행'이란 공식이 성립할 만하다. 하지만 대중의 기대가 큰 만큼 부담감도 덩달아 커지기 마련. 배수빈도 자신의 흥행 가도에 부담감을 감추지 못했다.

"SBS 홍보팀 직원이 저한테 '배수빈씨가 들어왔으니 잘 될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전 그게 부담이 되는 게 '망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자꾸 들거든요. 사실 저는 가늘고 길게 가고 싶은 놈인데 말이죠. 하하하."

배수빈은 연기력 그리고 '앙상블'이 좋은 배우로도 유명하다. 오는 16일 막을 올리는 SBS 새 수목극 '49일'에 '넘버 원'으로 캐스팅된 이유도 그 때문이다.

'49일'은 '천사의 유혹'의 조영광 PD, '찬란한 유산'의 소현경 작가가 만든다. 조 PD, 소 작가 모두 배수빈과 함께 작품을 해본 경험이 있고, '배수빈만한 배우가 없다'라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소 작가님이 배우들한테 전화를 잘 안 하시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전화하셔서 '수빈씨, 이거('49일')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할까요?'라고 하니까 '하세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사실상 그 세 대화로 캐스팅이 끝났죠. 저도 소 작가님의 따뜻하고 착한 드라마가 좋고, 작가님, 감독님도 저에 대한 믿음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49일'은 교통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진 한 여인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세 사람의 눈물을 얻으면 회생할 수 있다는 조건을 제시받으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다. 이요원 조현재 서지혜 정일우 남규리 등 내실 있는 배우들이 캐스팅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배수빈은 이번 작품에서 지현(남규리)의 약혼자이자 인정(서지혜)의 숨겨진 연인 강민호 역을 맡았다. 강민호의 겉모습은 신사이지만 속은 독사 같은 남자로, 인정과 함께 지현 아버지의 회사를 빼앗을 계략을 세우지만 지현의 사고로 모든 것이 어그러지고 만다. 특히 방영 전 공개된 배수빈-남규리의 드라마 속 다정한 커플 사진이 화제였다.

"규리씨와 처음 본 날 그 사진을 찍었어요. 사실 어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연인 설정을 이끌어내려고 최대한 노력했죠. 그날 규리씨의 어깨에 손을 올리기 전 제가 '할게'라고 하니까, 규리씨도 '네 하세요!'라면서 잘 받아줘 예쁘게 나온 것 같아요. 예쁘다는 말이 나와서 생각난 건데, 우리 드라마에는 예쁜 배우들이 정말 많이 나와요. 대본도 정말 재미있고요. 거기에 우리 인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끔 해주니 금상첨화 아닌가요?"

이해완 기자 paras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