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스트레스 때문에 탈모까지 생겼죠."
KBS2 드라마 '드림하이'의 K, 송삼동 역으로 초통령(초등학생 팬들의 대통령)으로 떠오른 김수현. 인정받아 온 연기력 외에 이번 드라마에선 댄스와 음악이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 가수 못지않은 잠재된 끼를 분출시키며 스타로 떠올랐다. 이제 드라마 팬들 사이에선 김수현이란 이름을 듣고 드라마계의 미다스 손 김수현 작가가 아닌 연기자 김수현을 먼저 떠올릴 정도다.
특히 '드림하이'에서 좋은 연기 뿐만 아니라 OST '드리밍'(Dreaming)을 직접 불러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덕분에 팬들 사이에선 김수현이 가수로 데뷔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제 이름으로 된 음원이 나오니까 신기하고 뿌듯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처음 해보는 작업이니까 기분이 새롭더라고요. 그런데 가수까지는…, 가수 활동까지는 자신이 없고요. 그냥 이벤트성으로 OST수준으로 하는 게 좋은 거 같아요."
한창 젊은 스타의 새로운 도전은 언제고 환영을 받지만, 김수현은 연기에 대한 열정과 집중력은 확고했다. 항상 첫 번째가 연기였다. 실제로 '드림하이'가 끝난지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송삼동 캐릭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듯, 경상도 사투리를 쓰고 있는 서울 토박이 김수현이었다. 생활 자체가 연기 연습인 김수현의 노력과 열정이 만들어낸 사투리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캐릭터에 완전히 볼입하려고 해요. 그래서 뭐든지 연습할 때는 무한반복하는 편이죠. 사투리도 그랬어요. 처음 몇달은 진짜 고생했어요. 그래서 매일 '해운대' '사생결단' '바람' 같은 경상도 사투리가 많이 나오는 영화를 봤죠. 보다보니 영화가 좋아서 더 재미있게 공부했죠. 물론 주변 친구들과 지인들의 도움도 받고요."
또래 연기자 중 누구보다 연기력으로 먼저 인정을 받은 김수현이지만, 첫 주연이란 부담감은 적지 않았다. 게다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아이돌 가수들과 16부 미니시리즈를 함께 끌고가야 하는 상황은 기대감보다는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었다.
"처음엔 드라마가 어떻게 될까 걱정을 정말 많이 했어요. 첫 리딩 연습 때 걱정도 들고 기대도 되고 했는데, 이미 다 잘 하고 있어서 따로 할 말도 없더라고요. 그냥 '앞으로 잘 해보자' 그랬죠. 사실 따져보면 택연이나 은정이는 저보다 주인공은 선배에요. 또 둘 다 16부 미니시리즈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했더라고요. 전 그동안 아역을 주로 하느라 16부까지 한 경험도 없었고, 드라마 끝까지 출연한 적도 없었거든요.(웃음)"
그러나 김수현의 진짜 걱정은 댄스와 노래였다. 대한민국 최고 아이돌 멤버인 택연 우영 아이유 은정 수지와 함께 댄스와 노래로 경쟁을 해야 한다는 건 피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제게 '드림하이'는 춤, 노래가 도전이었는데, 바로 옆에 친구들이 아이돌이니까 부담이 컸죠. 제가 할 수 있는 건 조금 더 노력하는 것 밖에 없잖아요. 나중엔 스트레스가 쌓여서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더라고요. 평소보다 2배 정도 더 빠진 거 같아요. 피부도 안 좋아지고(웃음). 그런데 그렇게 노력하니까 그 만큼 더 재미있어지더라고요. 또래들이랑 연기를 한다는 것도 재미있고, 현장에서 힘든 것도 잊게 되고요.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던데요."
쉴 틈 없는 연습과 촬영으로 어떤 작품보다 힘이 배로 들었던 '드림하이'. 실제로 김수현에게 가장 큰 힘이 된 건 바로 옆의 동료 택연과 우영이었다. 부산 출신인 우영이가 사투리와 댄스를, 택연은 댄스와 퍼포먼스와 관련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미 드라마 초반 술자리를 통해 막역한 사이가 된 친구들이었기에 자존심을 넘어선 우정과 애정 어린 조언들이 드라마를 이끄는 큰 힘이 됐다. 김수현은 6명 중 유일하게 연기자라는 장점 또는 단점에 집착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친구들과의 앙상블 연기에 중점을 두고 드라마를 이끌었다.
"드라마 전체에서 앙상블 연기에 가장 큰 힘을 뒀어요. 또래 친구들이고, 같이 노래하고 춤추고 하니까 그림도 예쁘게 나와야 하잖아요. 이번 기회에 저도 TV 안에서, 카메라 앵글 안에서 또 무대 위에서 하는 앙상블 연기를 배웠죠."
또 아이돌 스타들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김수현 역시 적지 않은 자극을 받았다. 그동안 드라마 '자이언트'의 박상민 아역,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의 고수 아역으로 출연하면서 연기자 선배들을 통해 배웠던 것과는 분명 다른 경험을 했다.
"아이돌 친구들을 보면서 정신적인 면이 상당히 강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힘든 연습생 시절도 겪었고, 또 짧은 시간 안에 저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지냈을 텐데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이 좋았어요. 인사도 씩씩하게 잘하고…. 우영이 수지 아이유 이 친구들은 나보다도 어린데도 보면 대단한 거 같더라고요. 드라마 내내 고맙기도 했고, 자극도 받았죠. 많은 것들을 배운 거 같아요."
'드림하이'에서 세계적인 스타 K로 성장한 송삼동, 김수현. 아직 어린 나이에 첫 주연을 맡았지만 누구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드림하이'를 통해선 연기뿐만 아니라, 또다른 재능을 확인시켰다. 이젠 김수현이 연기 잘 하는 배우를 넘어 스타로, 또 한류스타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드림하이'는 현재 위성TV를 통해 일본에 방송되고 있고, 올 여름 일본 지상파TV를 통해 전국에 방송될 예정이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