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쓰나미 대재앙이 덮친 이웃 나라 일본 국민을 돕자는 움직임이 우리 사회 각계각층으로 퍼져가고 있다.

쓰나미가 휩쓸고 간 일본 도호쿠(東北)지방은 진흙뻘로 변한 마을, 더러운 물웅덩이만 남은 논과 밭, 난파선이 처박힌 진흙더미만 남았다. 수십만 명의 이재민들에게는 모포 1장, 생수 1통이 생명줄이다.

폐허속에서… 13일 일본 미야기(宮城)현 이시노마키(石卷)시에서 한 여성이 담요를 몸에 두른 채 강진과 쓰나미로 폐허가 된 도시를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야기현 동부의 항구 도시인 이시노마키시는 지난 11일 대형 쓰나미가 도시 전체를 휩쓸어 건물이 무너지고 사상자가 속출하는 등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민간 구호단체와 인터넷에선 이들을 위한 모금운동이 시작됐다. 네티즌들은 '힘내라! 일본'이라는 메시지를 퍼 나르고 있다. 독도수호 등 반일(反日) 시민운동을 벌이는 활빈단은 "이웃이 어려울 때 고통과 아픔을 같이해야 한다"며 '일본 강진(强震) 피해자 돕기 시민연대모임'을 결성해 구호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도 13일 "일본이 국가적 재앙을 조기에 수습하고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길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글로벌 민간 구호단체인 '기아대책'과 '굿네이버스', '월드비전' 등은 현지 상황을 파악하면서 구호 물품과 인력을 보낼 준비에 들어갔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날 일본 지진과 쓰나미 피해 복구를 위해 1차로 50만달러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자유총연맹은 '지구촌재난구조단' 등 구조인력을 파견키로 하고 특수부대 출신 등으로 구호단을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적십자사는 1억원의 성금을 목표로 인터넷 모금운동에 들어갔다.

대한변협(회장 신영무)은 14일 전국 지방변호사회 회장단 회의를 열고 일본에 성금을 보내는 등의 지원 방법을 논의할 계획이다. '사랑의 교회' 등 일부 교회에서는 13일 주일예배에서 일본 쓰나미 피해자들을 위한 특별 헌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일본인들이 많이 사는 서울 동부이촌동 등의 교회에서는 지진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예배가 진행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천주교, 대한불교 조계종, 원불교 등 종교계는 "참사로 숨진 일본 국민을 애도하고 하루빨리 피해가 복구되기 바란다"는 위로의 메시지를 일제히 발표했다.

구세군 대한본영은 오는 18일과 19일 서울 시내 20여곳에 구세군 자선냄비를 설치, '일본 지진피해 돕기 특별모금활동'에 나선다. 도쿄의 자매도시인 서울시는 119구조대원과 의료 인력을 파견키로 했다. 지진 피해가 극심한 센다이시(市)의 자매 도시인 광주광역시와 일본 관광객이 많은 부산광역시도 지원 활동에 동참키로 했다.

인터넷에서는 대형 포털 사이트마다 모금 운동이 시작됐다. 일본인으로 보이는 아이디 'hanikame'은 "많은 사람이 응원해주셔서 일본은 정말 행복합니다"라고 했다. 재일동포 사회에서도 일본을 돕자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재일민단 강우석 조직국장은 "재난 피해를 본 일본인들을 돕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일(駐日) 한국 대사관과 문화원에는 "일본에 입국하는 한국구조대에 통역 지원을 해주고 싶다"는 등 재일동포들의 자원봉사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홍형 전(前) 주일 공사는 "한국인이 따뜻하고 좋은 이웃이라는 믿음과 감동을 일본에 줄 다시없는 기회"라며 "진심 어린 위로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블로그] 일본 대지진, '일본침몰' vs. '힘내라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