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의 '쌍둥이 작전'이 적중했다.
퍼거슨 맨유 감독은 무너진 좌우 측면에 파비우-하파엘 형제를 선발로 내세웠다. 이 두 쌍둥이의 주 포지션은 좌우 풀백이다. 퍼거슨 감독은 두 선수의 공격성향을 믿고 깜짝 카드를 뽑아 든 것이다. 최근 맨유는 박지성(허벅지 뒷근육)에 이어 나니(다리)까지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측면 공격을 담당할 적임자가 없는 상황이었다. 긱스, 오베르탕, 발렌시아는 모두 벤치에 앉았다. 하지만 파비우-하파엘 형제는 맨유 승리의 주역이 됐다. 맨유가 터트린 2골에 모두 기여했다. 쌍둥이 형제의 시프트(포지션 이동)가 제대로 맞아 떨어지며 맨유가 연패 사슬을 끊었다.
맨유는 13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진 라이벌 아스널과의 잉글랜드 FA컵 8강전에서 파비우의 선제골과 루니의 추가골로 2대0 승리, 4강에 진출했다. 맨유는 이전 첼시전(1대2), 리버풀전(1대3)에서 연달아 졌었다.
퍼거슨 감독은 고민 끝에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루니와 에르난데스를 투톱으로 하고, 그 뒤 미드필더로는 파비우와 하파엘을 좌우 측면에, 오셔와 깁슨을 중앙에 배치했다. 포백 수비는 왼쪽부터 에브라, 비디치, 스몰링, 브라운에게 맡겼다.
맨유는 전반 28분 파비우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에르난데스가 루니의 크로스를 헤딩슛하자 아스널 골키퍼 알무니아가 간신히 쳐냈다. 그걸 파비우가 달려들며 가볍게 차 넣었다. 맨유는 후반 4분 루니의 헤딩 추가골로 아스널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하파엘의 땅볼 크로스를 아스널 수비수 주루가 넘어지며 걷어낸 걸 루니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아스널은 로시츠키, 나스리, 코시엘리 등의 슈팅이 맨유 골키퍼 판데사르의 선방에 막혀 득점하지 못했다.
맨유는 후반전에 발렌시아, 긱스 등을 교체투입하며 승리를 지켰다. 지난해 9월 글래스고 레인저스(스코틀랜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 도중 발목을 다쳤던 발렌시아는 6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재활 치료 중인 박지성은 예상대로 출전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