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 의사 연행사진 대책위원회'가 3·1절 특집다큐멘터리 '일본이 찍은 사진 속 인물, 그는 윤봉길인가?를 통해 윤봉길(1908~1932) 체포사진 조작가능성을 제기한 SBS에게 사과방송을 요구했다.
윤봉길의 조카 윤용씨, 효창원7위선열기념사업회 이해상 사무총장 등 대책위원회 측은 11일 서울 효창공원 윤봉길 의사 묘전에서 SBS의 방송내용을 지적했다.
이 사무총장은 "SBS는 윤 의사의 사진이 가짜라고 억지를 쓰는 자를 주연으로 세우고 윤 의사 유족은 조연으로 내세워 윤 의사가 살신성인한 거룩한 업적을 뒤엎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윤봉길이 1932년 4월29일 의거 후 연행되는 사진과 관련, 1999년 강효백 경희대 교수(국제법무대학원)는 의거 당시 아사히신문 5월1일자 호외 전면에 실린 사진 속 인물이 윤 의사가 아니라는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윤봉길이 체포될 때 코트가 아닌 양복을 입은 점, 구타 당한 후의 모습이 지나치게 깨끗한 점, 일본 언론의 사진조작 가능성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SBS는 이 프로그램에서 '도왜실기'에 윤봉길의 연행사진을 넣은 사람은 저자 김구가 아닐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도왜실기'는 한국인의 독립운동을 중국인에게 알리기 위해 1932년 중국어로 간행된 책이다.
하지만 이 사무총장은 "의거 활동을 함께 한 김구 선생이 저서 '도왜실기'에 연행사진 속의 인물이 윤봉길 의사라고 확인하며 책에 수록했다"면서 "의거 전 윤 의사와 기거한 동지 김광의 저서 '윤봉길전'에도 연행사진이 있다. '윤봉길전'은 윤봉길 의사 최초의 전기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속 인물이 윤 의사의 골격과 다르다는 SBS 보도에 대해서는 "KBS가 1999년 윤봉길 의사 연행사진에 대한 의혹을 보도한 후 2001년 9시뉴스를 통해 정정보도를 했다"며 "유족이 '윤의사가 맞다'고 항의하자 KBS는 외부 전문가들에게 과학적인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윤 의사가 틀림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알렸다.
2008년 10월8일 국가보훈처 역시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 '연행사진 속 인물이 윤 의사가 맞다'고 판정했다.
의거 당시 윤 의사는 양복을 입었다며 사진 속 코트차림 인물은 윤 의사가 아니라는 주장도 일축했다. 당시 신문은 '양복을 입었다' 혹은 '양복에 스프링 코트를 입었다'고 썼다는 것이다. 또 상하이 의거를 최종정리한 일본 공식문서 '상하이 윤봉길 폭탄사건 전말'에도 '윤봉길은 양복과 코트를 입었다'고 기록돼 있다고 전했다.
대책위원회는 "중국인 교수 왕야치아오가 폭탄을 만들어 안창호 선생을 통해 김구, 윤 의사에게 전달했다는 보도가 가장 큰 문제점"이라면서 "역사적 사실과 전혀 부합되지 않는 소설이다. SBS 다큐의 허구성을 알 수 있다. 폭탄은 상하이 병공창 왕백수가 만들었고 김흥일을 통해 김구 선생에게 전달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