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독일의 독재자 히틀러와 함께 자살한 에바 브라운(1912~1945)의 개인 사진첩이 처음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메일이 10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한 브라운의 사진첩에는 수영복 차림의 관능적인 모습과 심지어 얼굴에 검댕이 칠을 하고 포즈를 취한 것도 들어있어 충격을 줬다.

'앨 졸슨으로 분장한 나(Me as Al Jolson)'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는 이 사진은 얼굴을 검게 화장하고 노래를 불러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미국의 톱싱어 졸슨을 흉내낸 것이다.

5살때 유대계 부모와 함께 러시아(지금의 리투아니아)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졸슨은 1930년대와 4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겸 배우, 코미디언이었다.

관계자들은 미국과 전쟁 중인 독일의 퍼스트 레이디가 할리우드 문화에 심취해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어서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사진첩에는 브라운이 수영과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이 많이 담겨져 있다. 우산을 펼친 채 반 나체로 서있는 장면과 수영복 사이로 팬티가 훤히 드러나 보이는 등 브라운은 청순한 이미지와는 달리 관능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17살 때인 1929년 히틀러를 처음 만난 브라운은 히틀러의 정부로 알려졌던 그의 조카딸이 자살하자 1931년부터 동거를 시작했다.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이후엔 호사스런 생활을 즐겼지만 소련군이 수도 베를린을 포위 공격하자 1945년 4월 29일 결혼식을 올린지 이틀 만에 총통 지하벙커에서 히틀러와 함께 자살했다.

이번에 공개된 브라운의 사진첩은 종전 직후 미군이 압수, 그동안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 잠들어 있다가 최근 우연히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