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사기 막은 주문진우체국 한인자씨

아들이 납치됐다는 보이스 피싱에 속은 부부가 500만원을 송금하려다 우체국 직원의 기지로 피해를 모면했다.

9일 강원체신청(청장 성시헌)에 따르면 지난 7일 정씨(53) 부부는 익명의 남자로부터 아들이 납치됐다는 전화를 받고 우체국에서 대출을 받아 사기범에게 돈을 이체하려고 했다.

강릉주문진우체국 한인자(52)씨는 정씨가 창백한 표정으로 우체국에 들어와 다급하게 500만원을 대출하고, 함께 온 남편 김(62)씨는 밖에서 초조하게 계속 전화통화를 하자 보이스피싱임을 의심했다. 무슨 일이 있는지 거듭 묻었지만, 정씨는 빨리 대출만 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금융전화사기 임을 직감한 한씨는 보이스피싱임을 안내하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현금이 아닌 추적이 가능한 수표로 500만원을 대출해 주는 기지를 발휘했다. 또 출입구 까지 나가 정씨부부에게 바로 송금하지 말고 아들에게 먼저 전화해 볼 것을 당부했다. 1시간 후, 정씨 부부는 우체국에 다시 와 아들과 통화가 돼 확인하니 아들은 무사하고 전화사기였다고 말하고 "한씨가 아니었으면 500만원을 고스란히 사기범에게 송금했을 것"이라며 고마워했다.

한씨는 "요즘 보이스피싱이 지능화돼 많은 분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데 평소 교육받은 대로 보이스피싱임을 설명해 고객의 피해를 막아 뿌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