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봉준영 기자] 임창정은 대한민국의 ‘짐 캐리’ ‘주성치’로 불리는 손꼽히는 코믹배우다. 관객들은 그의 연기에 배꼽을 잡으며 웃고, 때론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임창정 하면, ‘코믹배우’란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지만 정작 본인은 담담하다. 아니 오히려 ‘웃기기’ 보단 ‘연기하는’ 쪽을 택한 그는 작품을 선택할 때도, 연기를 할 때도 늘 진지하다.

코믹 연기 속에서 진한 페이소스가 묻어나는 배우 임창정. 이번에 그가 김규리와 함께 영화 ‘사랑이 무서워’로 돌아왔다. 이번에도 역시 임창정은 관객의 배꼽을 빼앗아갈 기세다. 그러나 정작 그는 이번 영화에 대해 ‘코믹’ 보다는 ‘드라마’를 강조했다.

- 이번 영화에서도 임창정 표 코믹연기가 압권이다.

▲ ‘코미디’를 먼저 생각하지 말고 오셨으면 좋겠다. 잔잔한 감동이 있는 좋은 영화를 보러 오신다고 생각하시면 더 웃을 수 있는 것이다. 코미디란 것은 사람마다 코드가 다르다. 그러나 남녀 간의 사랑이나 애뜻함은 보편적인 정서다. 먼저 사랑에 대해 느끼시면서 보시면 웃음도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 ‘사랑이 무서워’에서 상열은 ‘찌질함’의 극치다. 안 웃길 수 없는 캐릭터란 생각이 드는데.

▲ 상열은 평범한 남자다. 사실 잘난 몇몇 남자들을 빼고는 사랑이나 여자의 관심에 소외되는 느낌을 많이 갖는다. 돈이 아주 많거나 훤칠하게 잘 생기지 않고서는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한번에 대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평범한 친구가 모든 것이 완벽한 여자와 하룻밤을 잤으니 그 상황에서 얼마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을까. 그런 상황, 그런 보통 남자들의 모습을 그렸고, 나 역시 그 점에 중점을 두고 연기를 했다.

- 사실 임창정 만큼 코믹한, 특히 섹시가 가미된 코미디가 잘 어울리는 배우는 없는 것 같다.

▲ 그 상황이 재미있는 거지, 내가 웃기는 것은 아니다. 나는 연기자고 극중 상열을 연기했을 뿐이지, 코미디언은 아니다. 보여지는 게 그럴 뿐이다. 대중이 나를 코믹 배우라고 생각해주시는 것은 ‘코믹’을 했기 때문이지만, 코믹 전문 배우라고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배우’다. 내 영화 ‘스카우트’가 개인적으로 참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하는데 관객들은 ‘임청정이 안 웃겼다’라면서 재미없다고 하면 속상하다.

- 코미디에 부담을 느끼는 건가.

▲ 제 영화가 지금까지 캐릭터도 비슷하고 비슷한 장르가 많다. 그 안에서 변화를 주려고 했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비슷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나는 계속 일본을 여행하면서, 어느 날은 규수로, 또 다른 날은 오사카로 지역만 옮겨 다녔다. 근데 이제는 다른 나라로 가볼까 한다. 다음 영화인 ‘창수’는 오스티리아 여행기나 마찬가지다.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노력은 계속 할 것이다.

- 연기 말고도 음반이나, 연출에도 욕심이 많다는데.

▲ 올해에는 다른 것들을 보여드릴 기회가 많을 것 같다. 5월 쯤 새 음반도 나오고, 영화 ‘창수’도 찍고 있고, 하반기에는 드라마도 하게 될 것 같다. 드라마 주인공은 처음이다.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영화 연출도 도전할 생각이다. 벌써 시나리오도 3편이나 써놨다. 도전하는 것이 좋다. 예전에는 생각만 계속하면서 심사숙고했는데 이제는 더 나이 들기 전에 다 해보자는 생각이다. 도전해보고 안되면, 수정하고 하면서 내 인생이 지금 화산처럼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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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