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엔젤레스(캘리포니아), 박광민 기자]야구 선수들에게는, 특히 투수들에게는 제 2의 삶을 살게 해준 은인이 있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의 대가인 프랭크 조브 박사(86)가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컬린 조브 클리닉'에서 OSEN과 30여분 동안 인터뷰를 가졌다.

"오늘 이곳을 찾은 이유는 토미존 수술을 받기 위해서 왔다"는 말에 조브 박사는 "이리 와보라"며 기자의 오른쪽 팔꿈치 인대부위를 직접 손으로 누르더니 "통증이 있냐. 상당히 탱탱하다"며 농담을 하는 여유를 보였다.

조브 박사는 지난 1974년 미국프로야구(MLB) LA 다저스 투수 토미 존의 손상된 팔꿈치 인대를 손목 부위 인대를 이식하는 수술을 집도했다. 당시 31살이던 존은 1년 반이 넘는 재활 기간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복귀해 이후 14년 동안 164승을 더 올리고 선수 생활을 더 하며 통산 288승을 올리고 46세인 1989년에 은퇴했다.

존은 조브 박사가 아니었다면 공을 더 이상 던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수술을 훌륭히 집도한 조브 박사의 도전과 존의 성실한 재활 덕분에 지금의 '토미존 서러리'가 탄생하게 됐다.

조브 박사는 "1974년 존은 팔꿈치 인대가 거의 닳았다. 그 전까지 인대 접합 수술은 없었다. 그런데 우리는 수술을 시도했고, 난 어떻게 하면 가능할 지에 대해서 계속 해서 고민했다. 그리고 운 좋게도 성공했다"며 토미존 수술 탄생 배경을 자세히 설명했다.

"지금까지 1000명정도 수술을 한 것 같다"고 말한 조브 박사는 82세였던 지난 2007년까지 수술을 직접 했다. 그러나 4년 전을 끝으로 더 이상 칼은 들지 않고 있다. 그는 "이제는 너무 늙어서 수술을 할 수 없다. 선수들의 생명과 집결된 수술에 실수를 해선 안 된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그렇다면 조브 박사가 생각하는 토미존 수술은 어떤 것일까. 그는 "수술이 50%고 나머지 50%는 재활에 따라서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 재활을 하지 않으면 수술은 실패한다. 수술이 잘못되더라도 실패한다"고 말한 뒤 "즉 두 가지 측면 모두가 충족되고, 최소 1년 동안의 재활을 거쳐야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브 박사가 최소 1년이라고 말한 이유는 명확했다. 그는 "물론 부상 정도에 따라서 1년이 될 수도 있고, 1년 반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 1년을 놓고 재활을 소화해야 한다. 특히 젊은 투수들의 경우 수술 후 통증이 사라지면 당장이라도 던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 그러면서 재활 속도를 빨리 가져가다 보면 분명히 탈이 나게 된다"면서 "수술과 재활을 통해 느낌이 좋을 때 재활 기간을 단축시키기 보다 계속해서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고 절대로 1년 동안은 경기에서 공을 던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슬라이더가 인대 손상에 영향을 준다는 의견에 대해 조브 박사는 "팔꿈치 인대가 튼튼한 투수라면 상관 없다. 그러나 토미존 수술을 했다면 재활을 하고서도 1년 정도는 안 던지는 것이 좋다"고 말하며 "공을 던질 때 인대 부위가 꼬인다"는 표현을 했다. 그러나 그는 "커브는 상관없다"고 대답했다.

조브 박사는 토미존 수술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90%이상의 성공률을 가지고 있다. 수술 뿐 아니라 어떻게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지도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한 뒤 "사람들이 내게 선수들의 생명을 구했다는 말은 하는데 감사할 따름이다"며 오히려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현재 '컬란 조브 클리닉'은 미국에 4곳이 있으며 조브 박사는 로스엔젤레스 파크 테라스에 위치한 5층 건물 사무실에 머물고 있다. 이제는 연로해 말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자신의 재활 센터에서 일주일에 월수금 세 차례 월풀에서 운동을 하며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는 수술 대신 스포츠 의학관련 학회 또는 세미나에 참석하며 후진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를 대신해 조브 클리닉에는 20여명의 의사들이 수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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