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인삼공사의 몬타뇨(28)는 별명이 '고무팔'이다. 스파이크 타점(打點)이 워낙 높아 '팔이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것 같다'는 뜻이다. 몬타뇨는 지난달 24일 흥국생명전에서 53득점을 올리며 프로배구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대기록 작성 뒤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만난 몬타뇨는 "고무팔이라는 별명은 좀 징그러운 것 같다"며 웃었다.
"제 고공 스파이크는 팔이 아니라 다리에서 나와요. 파워나 스피드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점프만큼은 자신 있거든요." 키 185㎝의 몬타뇨는 여자 선수로는 드물게 서전트 점프가 70㎝나 된다. 일반 성인 남성(30~40㎝)의 두 배이자 웬만한 남자 배구선수와 맞먹는 점프력이다. 몬타뇨는 "아버지께서 콜롬비아 높이뛰기 국가대표를 지내셨다"고 했다.
몬타뇨는 스파이크 타점이 332㎝에 달해 보통 여자 선수들(290~305㎝)보다 한 뼘 이상 높다. 몬타뇨는 "세터와 호흡만 잘 맞는다면 어떤 블로킹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인삼공사 박삼용(43) 감독은 "공을 다루는 센스 등 세기(細技)는 조금 떨어지지만 스파이크만큼은 단연 최고"라며 "네트 앞에서 솟구치는 모습을 보면 '길들지 않은 야생마' 같다"고 말했다. 박미희 KBS N 해설위원도 "몬타뇨의 스파이크 타점은 국내에선 독보적인 수준"이라고 했다.
몬타뇨는 53득점 기록에 대해 "그날 팀이 졌기 때문에 전혀 기쁘지 않다"고 했다. 몬타뇨의 진짜 강점은 '용병'이면서도 팀플레이에 녹아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일부 외국인 선수들이 양식(洋食)만 고집하는 것과 달리 몬타뇨는 "나만 왜 동료들과 다른 걸 먹느냐"며 감자탕·김치찌개 등에 수저를 들이댄다. 인삼공사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겪어본 외국인 선수와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박삼용 감독은 "몬타뇨는 어떤 훈련을 시켜도 군말 없이 따라온다. 외국인 선수가 이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