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오빠, 소녀시대 사인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보내드릴게요!"
배우 이연희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는 7일 해병대에 입대하는 현빈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선물이라며 한 약속이다.
이연희와 현빈은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2006)에서 남녀 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이연희는 '시크릿 가든'의 김은숙 작가가 각본을 맡은 '백만장자의 첫사랑'에서 보육원 출신 은환 역을 연기했고, 현빈은 호텔 소유 재벌 3세 재경 역을 맡았다.
'시크릿 가든'의 모티브가 된 '백만장자의 첫사랑'에서 두 배우는 애틋하면서도 비극적인 사랑을 나눴다. 극 중 '트레이닝복'을 즐겨 입는 무개념 재벌남 현빈은 유산을 받기 위해 시골의 한 고등학교에 입학, 그곳에서 털털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이연희를 만나 사랑과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이연희는 함께 한솥밥을 먹은 현빈을 위해 걸그룹의 사인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연희는 현재 소녀시대, 에프엑스의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군대에 가면 평소 관심 없던 걸그룹이 눈에 들어온다고 하잖아요. 얼마든지 후원하는 차원에서 걸그룹 사인받아서 보내드릴 테니까 오빠, 말씀만 하세요. 면회요? 면회 가면 스캔들 나잖아요. 하하하. 오빠를 위해서 사인까지만…."
이연희는 상대배우 복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지금까지 현빈 송승헌 강동원 정일우 소지섭 유지태 심창민 등과 함께 연기했다. 오는 3월에는 영화 '마이웨이'에서 장동건의 동생으로 카메오 출연까지한다고 하니 '남자배우 종결자'로 불려도 될 듯싶다.
"대스타들과 함께했다는 건 굉장한 행운이죠. 그런데 지금까지 모두 제가 그분들을 열정적으로 짝사랑하는 역이었어요. 그래서 짝사랑 전문배우로 불렸었죠. 그런데 지금은 너무 행복해요. 두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고 있잖아요."
이연희는 현재 SBS 월화극 '파라다이스 목장'에서 다지 역을 맡아 주상욱 심창민 사이에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극 중 전 남편인 심창민과 현 애인인 주상욱이 이연희를 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파라다이스 목장'을 통해 연기력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로 이어지면서 그녀는 요즘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2009년 '에덴의 동쪽' 출연 당시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이연희가 아니다.
"대중에 한층 다가가고 싶은 맘에 친숙하고 다정다감한 다지 역을 선택했어요. 제게 맞는 옷을 입어서 그런지 연기도 한층 자연스러워진 것 같고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액션을 꼭 해보고 싶어요. 평소 동경했던 하지원 언니처럼 잘할 자신 있거든요."
이해완 기자 paras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