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임창용은 '뱀직구'란 표현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지난 3년간 임창용은 일본에서 최고 마무리투수로 입지를 굳혔다. 덕분에 과거부터 있었던 표현이지만, 야구팬들은 임창용과 관련해 '뱀직구'를 많이 언급한다. 임창용의 포심패스트볼은 일본에서 최고 160㎞까지 구속이 나왔다.
임창용은 "나는 본래부터 직구를 던지면 슈트성으로 꽂힌다"고 말한다. 오른손투수인 그가 제대로 긁어 던질 때 포심패스트볼인데도 공이 꿈틀거리면서 막판에 오른쪽으로 약간 휘는 듯한 '테일링' 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컨디션 좋을 때 임창용의 포심패스트볼은 어떤 타자가 와도 쉽게 공략하지 못할 듯 보인다. 바로 이걸 팬들은 '뱀직구'라 부른다. 요즘의 임창용은 피칭 요령이 더 성숙해졌다. 덕분에 시속 147㎞로 '천천히' 던져도 이같은 구위를 보이고 있다.
임창용은 20일 "사실 인터넷으로 기사를 볼 때, 기사 내용 보다도 댓글을 더 많이 본다. '뱀직구'란 표현은 결국 구위가 좋다는 팬들의 칭찬인 것 같다. 그래서 마음에 들고 재미있고 기분 좋다"고 말했다.
임창용 관련 기사에 늘 등장하는 댓글이 또 있다. '이 분이 바로 야구장에 뱀을 풀어놓으신다는 그 분이신가요?'라는 내용이다. 임창용도 그런 댓글을 자주 봤다고 한다. 이 역시 무시무시한 공을 던진다는 뜻이다.
임창용은 SK 김광현과 함께 직구를 던진 직후의 피니시 동작이 가장 와일드하고 화려한 대표적인 투수다. 만 35세의 나이에 이같은 공을 계속 뿌릴 수 있는 건 분명 대단한 일이다. 올시즌에도 일본 야구장에 '뱀직구'가 여전히 등장할 것이다.
오키나와=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