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댓글을 유심히 본다는 임창용은 '뱀직구'란 표현이 즐겁다고 했다. 임창용이 지난 17일 오키나와 우라소에 구장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야쿠르트 임창용은 '뱀직구'란 표현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지난 3년간 임창용은 일본에서 최고 마무리투수로 입지를 굳혔다. 덕분에 과거부터 있었던 표현이지만, 야구팬들은 임창용과 관련해 '뱀직구'를 많이 언급한다. 임창용의 포심패스트볼은 일본에서 최고 160㎞까지 구속이 나왔다.

임창용은 "나는 본래부터 직구를 던지면 슈트성으로 꽂힌다"고 말한다. 오른손투수인 그가 제대로 긁어 던질 때 포심패스트볼인데도 공이 꿈틀거리면서 막판에 오른쪽으로 약간 휘는 듯한 '테일링' 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컨디션 좋을 때 임창용의 포심패스트볼은 어떤 타자가 와도 쉽게 공략하지 못할 듯 보인다. 바로 이걸 팬들은 '뱀직구'라 부른다. 요즘의 임창용은 피칭 요령이 더 성숙해졌다. 덕분에 시속 147㎞로 '천천히' 던져도 이같은 구위를 보이고 있다.

임창용은 20일 "사실 인터넷으로 기사를 볼 때, 기사 내용 보다도 댓글을 더 많이 본다. '뱀직구'란 표현은 결국 구위가 좋다는 팬들의 칭찬인 것 같다. 그래서 마음에 들고 재미있고 기분 좋다"고 말했다.

임창용 관련 기사에 늘 등장하는 댓글이 또 있다. '이 분이 바로 야구장에 뱀을 풀어놓으신다는 그 분이신가요?'라는 내용이다. 임창용도 그런 댓글을 자주 봤다고 한다. 이 역시 무시무시한 공을 던진다는 뜻이다.

임창용은 SK 김광현과 함께 직구를 던진 직후의 피니시 동작이 가장 와일드하고 화려한 대표적인 투수다. 만 35세의 나이에 이같은 공을 계속 뿌릴 수 있는 건 분명 대단한 일이다. 올시즌에도 일본 야구장에 '뱀직구'가 여전히 등장할 것이다.

오키나와=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