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놈' 소리 들을 수 있는 역할을 원했다."
배우 이보현이 '센' 역할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이보현은 지난달 종영한 KBS 드라마 스페셜 연작시리즈 '특별수사대 MSS'에서 강간범 문정규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이보현은 "형사, 한의사, 패션 디자인실 직원, 엘리트 사원 등 비교적 무난한 역할을 맡은 적이 많았다"며 "센 역할을 굉장히 하고 싶었다. '미친 놈'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역할을 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강간범 역할이 전혀 부담되진 않았다"며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로 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재밌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KBS2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로 데뷔한 이보현은 tvN '로맨스헌터', KBS2 드라마 '며느리 전성시대', '못된 사랑' 등으로 얼굴을 알렸다. 당시 연예 관계자들 사이에서 꽤나 주목 받는 신인이었지만 2008년 이후 약 3년 동안 안방극장에 얼굴 비추지 못했다. 이보현은 "모든 것이 내 역량 부족 때문이었다"고 털어놨다. 운이 좋아서 좋은 드라마에 캐스팅됐지만 "사실 그만큼의 그릇이 되지 못했다"는 설명. 이보현은 "어차피 죽을 때까지 배우로 일할텐데 느긋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어린 나이에 고생하는 것이 나중엔 오히려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보현은 '경험'을 자신만의 강점으로 꼽았다. 이보현은 "물론 나보다 힘든 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나이에 겪을 수 있는 것은 다 겪었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아버지가 지병으로 돌아가셨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는 축구를 했었는데 허리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둬야 했다. 또 당시엔 누나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심적으로 많이 지쳤던 것이 사실이지만 내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며 "연기는 어떻게 보면 정상적인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은 경험을 통해 얻은 가슴 속 희로애락을 연기로 표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