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동주가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3루로 복귀한다.
지난해 주로 지명타자로 나서며 공격에만 집중했던 김동주가 올시즌 3루수로도 중용된다.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두산 김경문 감독은 11일 "동주가 올해는 3루수로도 많이 나갈 것"이라며 "원래 수비가 괜찮은 편이다. 공격이 중요한 경기에 선발 3루수로 기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격이 중요한 경기란 주로 원정게임을 말한다. 원정에서는 초 공격을 하기 때문에 득점을 먼저 올려놓고 게임을 리드해 나갈 필요가 있다. 초반부터 김동주 같은 강타자를 앞세워 공격적인 야구를 펼치겠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김 감독은 "우리 투수가 좀 약하고 수비가 중요할 때는 이원석이 선발 3루수로 나가고 동주가 지명타자를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김동주와 지난해 주전 3루수였던 이원석을 상대팀과 수비 상황에 따라 번갈아 기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동주가 선발 3루수로 나갈 때는 이원석이 백업을 맡게 되고 타격이 강한 타자가 지명타자에 포진된다는 뜻이다.
지난해 김동주는 109경기에 선발출전해 지명타자로 77경기, 3루수로 32경기에 나섰다. 타격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공격력을 극대화하려는 김 감독의 포석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방침을 바꾸려는 것이다.
우선 김동주의 수비가 믿을만 하다는 것이 첫째 이유다. 김 감독은 "동주는 수비가 좋은 선수다. 또 경험이 많기 때문에 수비상황 판단도 좋다"고 말했다. 또 김 감독은 김동주가 팀내 최고참으로 수비에서도 리더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김동주는 지명타자로 타석에 많이 섰다. 김 감독은 "그동안 동주를 지명타자로 쓴 것은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공을 강하게 때릴 수 있는 배트스피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타석에만 내보내도 된다고 생각했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김동주는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수비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미야자키(일본)=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