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전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의 새로운 7번과 12번의 주인공에 관심이 쏠렸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이 박지성이영표의 후계자로 누구를 생각하고 있는지 의중을 알 수 있기 때문이었다.

7번은 박지성이 2005년 아시아 월드컵 예선부터 7년간 달고 뛴 등번호다. 조기축구회에서 공 좀 찬다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달려고 하는 '국민 등번호'이기도 하다. 12번은 이영표가 1999년 올림픽 대표 시절부터 달기 시작했다. 이영표가 2002월드컵을 제외하곤 대부분 경기에서 달고 뛴 분신과도 같은 등번호다.

이날 경기에서 7번을 단 것은 벤치에 앉은 손흥민(함부르크)이었다. 손흥민이 처음 전지훈련에 참가하자 박지성의 룸메이트로 엮어주던 조 감독의 의중이 또 한번 드러난 것이다.

등번호 12번의 계승자로는 21세 동갑내기 수비수 홍철(성남)과 윤석영(전남)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아시안컵 이전만 해도 조 감독은 윤석영을 이영표의 빈자리를 채울 후보로 점 찍었지만 최종 결정은 홍철이었다.

축구의 등번호는 선수의 경기 스타일과 포지션을 짐작할 수 있으며 그 자체가 존재감이 된다. 과거엔 1번 골키퍼, 2~5번 수비수, 6~8번 미드필더, 9~11번 공격수, 12번 이후는 후보 선수 순으로 번호를 배정했지만 최근엔 골키퍼가 1번을 달아야 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제약이 없다.

펠레(브라질) 이후 10번은 팀 에이스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미셸 플라티니, 지네딘 지단(이상 프랑스)에 이어 최근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10번을 달고 세계 축구를 평정하고 있다. 한국에선 새 '캡틴' 박주영이 10번이다. 박주영은 2006 독일월드컵에서 21세의 나이에 10번을 꿰찼다.

9번은 월드컵 통산 최다 골(15골)의 호나우두(브라질)와 아르헨티나의 바티스투타 등 골잡이들이 주로 달았다.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이 달았던 11번은 스피드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100m를 10초대에 뛰었던 오베르마스(네덜란드)를 비롯해 라이언 긱스(웨일스) 등이 11번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