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문성민이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를 날리고 있다. 천안=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야구에 '사이클링히트(한 경기에서 한 타자가 1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치는 것)' , 축구에 '해트트릭(한 선수가 한 경기에서 3골을 터트리는 것)'이 있다면 배구에는 '트리플 크라운'이 있다. 배구에서 트리플 크라운은 한 선수가 한 경기에서 서브에이스 3개 이상, 후위공격 3개 이상, 블로킹 3개 이상을 성공시키는 걸 말한다.

9일 NH농협 프로배구 현대캐피탈-LIG손해보험전에서 한국 최고의 공격수 문성민(현대캐피탈)이 트리플 크라운 달성 코앞에서 좌절했다. 후위공격 6개, 블로킹 3개, 서브에이스 2개를 기록, 서브 1개를 꽂아넣지 못해 대기록 달성 기회를 놓쳤다. 3세트 끝 무렵 문성민은 마지막 기회에서 네 번 연속 서브를 넣었지만 LIG손해보험 선수들이 기를 쓰고 받아냈다. 그는 "동료 선수들과 팬들이 기록이 나오기를 기다렸는데 실패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토종 중에는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한 선수가 없다. 용병 밀로스(KEPCO45)가 3번, 에반(대한항공)이 1번 기록했다.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토종 선수 중 트리플 크라운을 해본 선수는 이경수(LIG손해보험·3번) 신영수 김학민(이상 대한항공) 양성만 강동진(이상 상무신협·이상 1번) 5명 뿐이다. 여자 토종 선수로는 일본에 가 있는 김연경(JT마블러스)와 황연주(현대건설) 두 선수만 나란히 3번씩 해봤다.

트리플 크라운은 다재다능한 공격수의 상징이다. 후위공격을 할 수 있는 라이트와 레프트 중에서도 강서브를 때릴 수 있는 능력과 블로킹에도 소질이 있어야 한다. 또 운까지 따라주어야 한다. 이번 문성민의 경우 처럼 서브에이스가 부족해 기록 달성에 실패할 때가 많다. 한 경기에서 서브에이스 3개를 기록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서브는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면서 넣기 때문에 기회도 많지 않다. 또 해당 선수가 아무리 서브를 잘 넣어도 상대편에서 극적으로 리시브를 하면 성공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