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일본프로야구의 최고 뉴스는 바로 '손수건 왕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사이토 유키(니혼햄)다. 와세다대 졸업 후 지난 해 말 니혼햄에 입단식을 치렀을 때부터 사이토는 일본 스포츠전문지들의 1순위 표적이 돼 각종 뉴스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훈련상황 등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 '한 여성팬이 사이토의 다리 사이로 손을 넣었다'는 내용까지 뉴스로 나온다. 그런데 이번엔 스포츠닛폰이 사이토의 과거행적을 추적해 삼성 구단을 찾아갔다. 배영섭, 오정복이 사이토와 과거 국제대회에서 맞대결을 펼친 사실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스포츠닛폰은 10일 인터넷판을 통해 '삼성의 젊은 콤비. 사이토 데뷔전 부수기 기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배영섭, 오정복과 사이토의 인연을 소개했다. 두 선수는 2008년 7월 체코에서 벌어진 세계대학선수권대회에서 맞딱뜨렸다. 당시 4번타자였던 배영섭은 예선리그와 준결승에서 사이토를 상대로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완패했고 오정복 역시 3타수 무안타의 기록만을 남겼다. 이미 고교시절부터 완봉, 완투를 밥먹듯이 하며 고시엔 대회(일본의 전국고교야구선수권) 최고스타로 군림하다 대학에 진출한 사이토의 압도적인 구위에 눌린 것이다. 스포츠닛폰에 따르면 배영섭은 당시를 회상하며 "(사이토는) 컨트롤도 대단했고 공도 빨랐다"고 평가했고 오정복 역시 "평소 이미지와는 달리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눈빛이 달라졌다"며 상당한 카리스마를 내뿜었음을 표시했다.

그런데 이들이 다시 맞딱뜨릴 가능성이 있다. 삼성은 13일 오키나와 나고구장에서 니혼햄과 연습경기가 잡혀있다. 이날 선발로 나설 예정인 사이토는 아직 프로선수를 상대로 공을 던진 적이 없기 때문에 이 연습경기가 사실상 첫 프로 마운드 등판인 셈이다. 지난 시즌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오정복과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류중일 감독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배영섭이 라인업에 포함된다면 4년만의 재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배영섭은 스포츠닛폰에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설욕하겠다"고 각오를 밝혔고 류 감독 역시 "잘 생긴 손수건 왕자 아닌가. 상황이 된다면 맞붙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훈련만 해도 구름관중을 몰고 다니는 사이토다. 비록 연습경기지만 이날 나고구장에는 엄청난 수의 일본팬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배영섭과 오정복은 구름관중 앞에서 사이토에게 멋진 복수극을 펼칠 수 있을까. 노경열 기자 jkdroh@sportschosun.com